유럽연합(EU)이 한국산 카오디오에 대한 덤핑 조사에 착수해 국내 카오디오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22일 무역협회 브뤼셀 사무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EU집행위원회는 지난 9월 필립스와 블라우풍크트사가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말레이시아 등 5개국에서 EU로 수출하는 카오디오에 대해 덤핑 여부를 조사해달라는 제소를 최근 받아들여 오는 25일자로 조사에 착수한다고 회원국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EU에 카오디오를 수출하는 현대전자, 대우전자, 삼성전자, LG전자, 해태전자 등 국내 5개 업체들은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번에 조사대상이 된 품목은 레이저 광학 판독장치가 채용된 모든 완제품과 부품 등이며 CDP튜너, CDP통제장치, 멀티CD체인저 및 패키지 등 CDP 관련제품이 해당된다.
업계에서는 필립스, 블라우풍크트사 등이 일본과 중국 카오디오업체들을 겨냥해 반덤핑 제소를 했다고 보고 덤핑 확정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도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반덤핑 조사의 대상품목이 최근 국내업체들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CDP 관련제품인데다 국내업체들 가운데 대다수가 CDP의 핵심기술인 데크메커니즘 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여서 EU의 덤핑조사 개시로 국내 업체들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EU 시장에 우리나라, 일본 및 중국산 차량용 CDP의 수입이 급증해 필립스 등의 업체가 반덤핑 제소를 한 것으로 안다』며 『이들 업체가 주요 타깃으로 삼은 국가는 일본과 중국이지만 일단 우리나라도 덤핑혐의 국가로 지목된 이상 당분간 바이어들의 구매가 줄어드는 등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EU의 카오디오 반덤핑 조사는 지난 92년에 이어 두번째로 실시되는 것으로 92년엔 우리나라와 일본 업체들을 대상으로 카세트 플레이어에 대한 제품들의 덤핑 여부를 조사했으나 일본은 통상력을 발휘해 반덤핑 관세를 면한 반면 우리나라는 정부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대다수 업체들이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받았다. 또 이 과정에서 국내 중소 카오디오 업체들의 대다수가 도산하고 국내 카오디오 산업이 위축되는 등 국내 카오디오 업계가 상당한 피해를 받았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