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현실로.
맨 몸뚱이 하나로 젊음과 패기, 기술에 대한 열정만을 앞세워 정보통신시장에 뛰어든 벤처기업가 가운데는 하루아침에 어지간한 재벌 못지않은 부와 명예를 거머쥔 사람들이 많다.
「자고 나니 어느새 갑부의 반열에 올라 있었다」는 이들 벤처기업가들은 대부분 코스닥이라는 미다스의 손을 거쳤다. 코스닥 상장과 동시에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자산증식」이 이루어져 돈방석에 앉은 이들은 후배 벤처기업가들의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이다.
최근 주식시장의 침체로 자산가치가 다소 하락했지만 아직도 보통사람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거액을 보유한 채 갑부대접을 톡톡히 받고 있다. 이 때문인지 한국의 빌 게이츠라는 성공신화를 꿈꾸는 무수한 벤처기업들이 코스닥에 등록하거나 그것에 자신들의 미래를 걸고 있다.
대학마다 벤처동아리 열풍이 몰아치고 있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벤처기업 육성을 산업정책의 맨 앞머리에 두고 있다. 코스닥 등록으로 백만장자가 된 벤처기업가들은 오늘의 벤처인들이 자신의 내일을 들여다보는 거울이다.
현재 장외주식시장인 코스닥에 등록된 기업은 3백50여개사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전자업체가 70여개사로 20%를 차지하고 있다. 전자업체의 주식은 대부분이 3만원대 이상으로 다른 업종의 평균수치인 2만원 이하보다 월등히 높다. 그만큼 재무상태가 튼튼하고 성장잠재력이 뛰어나다.
코스닥에 등록된 전자업계에서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백만장자 벤처기업가는 누구일까.
가산전자의 오봉환 사장이 3백65억원으로 가장 많다. 그 다음으로 에이스테크놀로지의 구관영 사장이 2백4억원을 기록, 2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두인전자의 김광수 사장도 1백74억원의 자산을 보유, 갑부반열에 랭크됐다.
벤처기업의 싱징인물인 한글과컴퓨터의 이찬진 사장은 64억원으로 일반인들의 예상과는 달리 그리 많지 않으며 웹인터내셔널의 윤석민 사장 역시 28억원을 벌어 들이는 데 그쳤다. 물론 이 정도라도 20대와 30대라는 그들의 연령을 감안할 때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벤처로 성공한 기업 대부분의 면면을 보면 한 분야만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VGA보드 전문업체인 가산전자를 비롯, 전자출판의 대부 서울시스템, 워드프로세서의 국내간판격인 한글과컴퓨터, 컴퓨터 의료프로그램의 원조인 비트컴퓨터, 멀티미디어카드 전문업체인 두인전자, 안테나분야의 세계적인 기업인 에이스테크놀로지, 무선호출기 국내 최고 기업인 스탠더드텔레콤 등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또 산업의 장기적인 전망을 미리 파악하고 그에 걸맞은 기술개발을 통해 성공한 케이스도 있다.
인트라넷 전문업체인 웹인터내셔널과 가정용 노래반주기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건인, 패킷교환장비 등 통신장비 업체인 KDC정보통신, 통신장비 전문업체인 자네트시스템, 마그네틱 및 IC카드 전문업체인 경덕전자 등이 이에 속한다
가산전자 오봉환 사장은 『창업초기 3시간 이상 잔 적이 없을 정도로 일에만 매달렸다』면서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사장이 모든 것을 직접 챙겨야만 한다』며 화려한 성공 뒤의 어려움과 외로움을 토로하고 있다.
가산전자는 국내 최초로 차세대 3차원 그래픽용 버스기술인 AGP를 구현한 3D VGA카드인 「윈엑스 퍼펙트V AGP」를 개발했으며 올 초에는 미 실리콘밸리의 PC주변기기업체인 재즈멀티미디어사를 인수하는 등 안정적인 기업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건인은 국내 가정용 노래반주기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디지털 위성방송 수신기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테라는 주문형 비디오시스템과 자료저장시스템 등의 네트워킹 전문업체에서 인터넷 전자상거래분야 및 통합 보안시스템시장에 적극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국내 무선호출기시장의 10%를 점유하고 있는 스탠더드텔레콤은 최근 양방향 무선호출기를 개발한 미국기업과 국내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 업계 최초로 백금안테나를 내장한 광역용 고속 무선호출기를 개발했다.
KDC정보통신은 고속모뎀과 원거리통신망 등 종합정보통신업체로 부상하기 위해 전자통신연구원과 ISDN용 데이터 통신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자네트시스템은 송수신장비 및 접속장비 등을 주로 생산하는 통신장비 전문업체로 위성통신용 무선호출 시스템장비의 세계 최초 개발과 한국통신프리텔에 기지국 수신신호 증폭기 공급업체로 선정되는 등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글로 국내 워드프로세서시장의 80%를 차지한 한글과컴퓨터는 코렐오피스 포 자바 한글화작업과 나눔기술과 공동으로 차세대 그룹웨어를 개발하는 등 사업다각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꾀하고 있다.
비트컴퓨터는 의료정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로 최근 일본 TOSHO사와 공동으로 약국 자동화사업에 뛰어들고 있으며 병원업무도 원무관리와 의료용 이미지처리 등 고부가가치분야에 참여하고 있다.
경덕전자는 마그네틱 및 IC카드 전문업체로 이 분야에서 국내 시장의 74%를 점유하고 있으며 전자출판분야 국내 최대업체인 서울시스템은 제품시장에서 독점적 우위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벤처란 그야말로 10%의 수확을 얻기 위한 투자이자 도전이다. 이들 기업이 이같은 성공을 거두기까지는 끝없는 도전정신과 발빠른 기업변신, 자사만의 기술개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코스닥 등록 자격요건]
최근 중소 정보통신기업인들의 가장 큰 소망이라면 코스닥에 등록하는 것이다. 가입즉시 돈방석에 앉을 수 있음은 물론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보장받는 열쇄이기 때문이다.
창업해서 코스닥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자격요건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건실한 경영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우리 사주를 통한 적절한 주식배분도 이뤄져야 한다.
특히 영업이익이 꾸준히 발생해야 하기 때문에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경영이 이뤄져야 한다.
코스닥 등록요건을 보면 회사를 설립한지 3년이 경과되어야 하지만 벤처기업은 그렇지 않아도 된다. 납입자본금은 5억원이상인데 자본금에 있어서도 벤처기업은 예외다.
기업의 주식은 최소한 50인이상이 보유해야 하며 소액 주주비율이 10%이상되어야 한다. 그러나 벤처기업은 소액주주가 25인 이상이며 소액주주비율도 5%이상이면 가능하다.
특히 코스닥에 등록될 때까지 자본잠식이 없어야 하며 최근년도 영업이익이 발생해야 하는 것도 등록 요건중의 하나다.
부채비율은 동업종 평균 1.5배 미만(벤처기업은 2배)이어야 하며 당기 순이익(벤처기업 제외)이 발생해야 하는 것도 주요 요건중의 하나이다.
결론적으로 창업해서 코스닥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경영의 기복이 없어야 하고 꾸준한 성장세가 이뤄져 재무구조가 견실해야만 한다.
【양봉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