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살롱] 하나로통신 신윤식 초대사장

그를 아는 많은 사람들은 제2시내전화사업자인 하나로통신의 초대 사장으로 신윤식 데이콤고문이 영입됐다는 소식을 듣고 절묘한 포석이라고 말하고 있다.

체신부(현 정보통신부)에서 26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그는 근성있는 공직자로 일처리에 있어서는 매서울 정도로 속도감과 책임감이 강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호남출신이면서 차관까지 오른 입지적인 인물이었던 신 사장은 체신부에 재직하면서 굵직굵직한 국가사업을 차질없이 마무리하는 등 아직도 공직사회에서 그의 애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을 정도로 정보통신부내에 그는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그는 민간기업에서도 탁월한 경영수완을 발휘했다. PC통신사업자인 데이콤을 종합정보통신업체로 급부상시킨 것도 그의 노력의 결과다.

그는 데이콤의 국제전화와 시외전화사업을 서비스다양화와 가격차별화 전략으로 본궤도에 올려놓았던 장본인이었으며 데이콤의 장기비저을 마련했던 것도 그였다.

그런 그가 또 한번의 경영수완을 발휘해야 하는 곳에 정착했다. 그러나 이번 경주는 한국통신의 마지막 자존심인 시내전화사업이어서 그의 시장공략 전략이 자못 궁금하다.

『외국에선 시내전화 경쟁사가 성공한 사례가 드물어 시장전략을 세우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러나 핵심은 가격경쟁보다는 서비스경쟁에 초점을 맞출 생각입니다. 시내전화는 가격경쟁이 별의미가 없기 때문이지요.』 신 사장은 하나로통신을 어떻게 이끌고 나갈 것인지를 벌써부터 계산하고 있는 듯 보였다.

하나로통신은 광대역 무선가입자망이나 CATV망, 광가입자망 등 고도 가입자망을 이용해 기존의 단순 음성전화뿐 아니라 고속데이터와 영상이 복합된 초고속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추진, 기존 사업자와 차별화 전략을 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하나로통신은 가족 개개인에게 전화벨소리를 다르게 울리도록 해 원하는 사람과 직접 통화할 수 있는 멀티벨 서비스를 비롯해 전화투표, 전화비서 등 현재 20여종에 불과한 부가서비스를 미국 수준인 1백여종으로 확대해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외전화와 국제 이동전화 등의 통신서비스와 결합된 패키지상품을 개발, 주문형서비스도 실시할 예정에 있다.

그러나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요금문제도 무시 못할 매력 중의 하나. 이에 대해 신 사장은 제2시내전화사업은 그동안의 시외나 국제전화처럼 단편적인 요금경쟁만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나로의 요금전략은 입체적입니다. 요약하면 음성과 데이터를 합친 기본회선 비용을 2회선 기준으로 종전의 50만원에서 41만원으로 낮추고 초고속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용료도 최고 37% 싼 요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선택요금제를 도입해 시간대별 요금차등제와 한시요금제, 종량할인제 등 다양한 요금할인상품을 내놓을 생각입니다.』 그는 이와 함께 온라인, 인터넷, 신용카드 등 다양한 과금매체는 물론 이동통신과 무선호출사업자와 연계한 통합고지서 발급도 신규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사업계획을 설명한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초기자본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또 『하나로통신은 2003년까지 교환시설 등에 5조8천억원이란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자금확보를 위해 3백57개 주주사로부터 현재 6천4백억원을 초기자본금으로 납입받았으며 내년 1, 4분기까지 당초 설립자본금이었던 1조원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털어 놓는다. 또 향후 단계적으로 유상증자를 거쳐 2000년초대 초까지는 자본금을 2조원 규모로 올려 건실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겠다는 게 그의 자금운영 전략이다.

맏형격인 한국통신과의 협조체제 등 관계정립에 대해 그는 『하나로통신이 시장에 가세하더라도 한국통신의 지배적사업자 지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통신이 국가재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신규사업자에 대한 상호접속은 물론 자사 가입자선로를 비차별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99년 상반기에 서울과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인천 등 6대도시와 제주도 지역에 먼저 상용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후 단계적으로 서비스지역을 확대해 2001년에 중소도시, 2003년엔 읍, 면지역까지 서비스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매출액에서는 서비스 첫해인 99년 1천4백억원을 시작으로 2002년 1조6천억원의 매출을 기록, 사업개시 6년째인 2004년에 2조9천억원의 매출을 올려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3년간 데이콤고문으로 있어 경영감각이 떨어진 것은 아닌지에 대해 그는 『데이콤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정보통신관련 일에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를 입증하듯 그는 미국 하버드대 정보정책연구소에서 연구활동을 했으며 순천대에서는 객원교수로 활동, 학생들과 원격강의도 처음 시도하는 등 감각을 유지하는 데 노력해 왔다.

이번 하나로통신의 시내전화서비스는 국민의 보편적인 통신서비스와 정보화를 앞당기는 차세대 통신서비스를 연계시키겠다는 그는 강한 어조로 초유의 경쟁체제에 들어갈 시내전화사업에 혼신을 기울이겠다고 밝히고 있다.

<양봉영 기자>

신윤식사장 약력

59년 서울대문리대 졸업

64년 제1회 행정고시 합격

71년 진해우체국장

80년 전남체신청장

87년 체신부 기획관리실장

88년 체신부차관(20대)

91년 데이콤사장

94년 미 하버드대 정보정책연구소 종신 연구위원

97년 초대 우정사업운영위원회 위원장

97년 하나로통신 초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