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계 최고 인기모델은 차범근.」 월드컵 축구와 프로야구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스포츠를 이용해 기업을 알리고 제품을 홍보하는 스포츠 마케팅이 국내 기업들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세계 유명 경기대회를 공식 후원하거나 해외에서 스포츠구단을 운영하는 것을 비롯, 이들은 지금 전세계적인 스포츠 열기를 틈타 기업 이미지 심기에 한창이다. 과거 인기연예인 모셔오기 경쟁에 치열하게 동참했던 광고업계 또한 영화배우나 가수보다 스포츠 스타를 광고모델로 끌어오기 위해 불꽃 튀는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 월드컵 축구팀의 수장 차범근 감독은 최근들어 광고계의 「최고 귀하신 몸」이 됐고 미 메이저리그의 한국영웅 박찬호 선수도 수억원대의 몸값을 자랑하는 일류 광고모델로 부상했다. 스포츠 붐을 타고 스포츠 스타들의 인기 상한가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스포츠 열기는 네티즌과 컴퓨터세대들을 주고객으로 하는 컴퓨터 정보통신업계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스포츠와 제품 이미지를 조화시키려는 노력이 이들 기업 사이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국내 기업 중 이같은 분위기에 가장 활발하게 동참하고 있는 곳은 현대. 현대는 2020년 월드컵 유치의 주역을 자부하며 관련 이벤트 개발에 몰입하고 있다.
지난 94년부터 그룹계열 광고대행사인 금강기획에서 스포츠마케팅팀을 운영중인 현대는 이달초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됐던 세계유도대회의 총괄 마케팅권을 따내 현대의 이름을 전세계에 홍보하는 한편 다양한 스포츠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을 IOC위원으로 유치한 삼성도 스포츠 마케팅에서는 물러서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경우 차범근 감독을 광고모델로 노트북PC 「센스」의 신문광고를 제작했고 「명품 플러스원」 TV광고에도 「월드컵과 함께합니다」라는 문구를 집어넣었다.
미 메이저리그의 박찬호를 광고모델로 채용한 삼보컴퓨터도 스포츠를 통한 기업 알리기에 열심이다.
1년 동안의 모델료로 박찬호에게 8억원을 지불한 이 회사는 지난 96년에는 나래 블루버드 농구단의 경기와 연결시켜 불우 청소년돕기 캠페인을 전개했고 그 이전에는 고려대 농구팀을 광고모델로 전격 기용한 바 있다.
「원샷 018」의 한솔 PCS 또한 스포츠 경기를 홍보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이 회사는 지난 19일 개막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의 후원사로 참여, 활발한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19일 개막 경기 때에는 입장권과 경기장 곳곳에 「원샷 018」문구를 새겨넣었고 경기 중간에는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 홍보공연까지 벌였다. 대규모 관중들을 상대로 TV보다 생생한 광고전을 펼친 것이다.
이밖에 축구공이나 야구공을 사은품으로 제공하거나 다른 나라 스포츠 선수 유니폼에 기업 로고 새기기, 국제적 규모의 경기대회 운영 등 스포츠 마케팅은 기업들의 주된 움직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이처럼 스포츠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스포츠 열기가 높은데다 스포츠 경기의 경우 집중력이 높아 광고효과 또한 높기 때문이다.
특히 위성방송의 대중화로 지구 한켠의 스포츠 경기를 전세계인이 지켜보는 경우도 많아 잘만 하면 투자비의 수백배가 넘는 광고효과를 거둘 수 있어 경제원리로도 안성마춤인 것이다.
98년 월드컵 본선과 2020년 월드컵을 눈앞에 두고 스포츠 열기가 상승기에 있고 위성을 통한 지구촌 TV시대도 가속페달을 밟고 있어 기업들의 스포츠 마케팅은 더욱 활발한 전성기를 구가할 전망이다.
<김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