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계절이 다가온다. 게임은 사시사철 즐길 수 있지만 게임의 계절은 역시 겨울이다. 그래서인지 찬바람이 불면 게임시장은 오히려 점점 뜨거워진다.
11월부터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한 게임시장은 겨울방학과 크리스마스 시즌이 겹치는 12월부터 학생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지는 설날까지 거의 절정을 이룬 후 그 여운이 2,3월까지 지속되곤 한다.
따라서 게임 업체들은 겨울 성수기 시장을 겨냥해 준비한 야심작들을 11월을 시작으로 12월과 1월에 집중 출시, 열띤 판촉경쟁을 벌인다.
그러나 국내 제작사들은 해외 대작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는 연말연시 보다는 한발앞서 11월에 주로 출시하는데 이는 붐 조성에 필요한 시간을 벌면서 한편으로는 대작들과의 정면승부를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가을밤이 깊어가는 11월에 출시될 국산 기대작은 줄잡아 10여편.
가장 큰 특징은 예년과는 달리 특정장르에 편중됨이 없이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출시된다는 점이다.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삼국지천명」을 비롯해 한국형 어드벤처를 선언한 「황금임파서블」, 정통 무협 롤플레잉(RPG) 장르인 「북명」, 액션 RPG의 진수를 선보일 「라젠카」등이 바로 대표적인 작품들.
동서게임채널은 국산 게임의 자존심을 내걸고 2년간의 제작기간을 거쳐 완성한 한국형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삼국지 천명」이 마침내 11월 1일 전격 출시한다.
동서게임채널이 24명의 제작진과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해 제작한 이 게임은 한국적인 캐릭터의 창출과 뛰어난 인공지능이 단연 돋보이는 작품으로 벌써부터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이 작품은 또 카메라를 이용한 로토스코핑을 토대로 1백% 3D 이미지로 그래픽을 완성하는 한편 6백40*4백80 고해상도 그래픽에서의 속도문제를 해결한 점이 눈에 띈다.
아울러 전략 시뮬레이션 시장을 석권해온 적색경보의 96*96 보다 16배 이상 큰 2백56*2백56 크기의 지형을 무리없이 지원한다.
재미시스템개발이 11월초 출시할 한국형 어드벤처 게임인 「황금 임파서블」은 등장인물만 3D로 처리했을뿐 1백% 우리나라의 배경을 실사 촬영한 장면과 6만5천 컬러의 화려하고 현실감 있는 그래픽을 사용,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같은 느낌을 준다.
이처럼 디지털 카메라와 컴퓨터그래픽의 절묘한 만남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기존의 사고를 탈피한 색다른 퍼즐과 전문 성우의 더빙으로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킨 게 특징이다.
재미시스템은 먼저 윈도95용을 출시한후 12월엔 매킨토시버전도 출시할 예정이다.
대전액션게임인 「도쿄야화」로 요즘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퓨처엔터테인먼트월드는 11월초 중국 대륙 전역을 배경으로 한 정통 무협 RPG 장르인 「북명」을 출시, 게이머들을 또한번 사로잡을 계획이다.
예측이 불가능한 방대한 스토리와 3가지 멀티시나리오, 사상의학에 기반을 둔 캐릭터들의 다양한 체질설정 등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독특한 전투시스템을 적용, 국산 RPG게임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패밀리프로덕션이 인기만화영화를 3차원 액션 RPG 장르로 게임화한 「영혼기병 라젠카」도 현대정보기술을 통해 11월중 출시될 것으로 알려져 게이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윈도95전용인 이 게임은 다이렉트엔진을 사용해 6백40*4백80 고해상도에서 펼쳐지는 6만5천여 색상의 화려한 컬러화면, 그리고 3차원 리얼타임 폴리곤으로 제작해 마치 살아움직이는 듯한 캐릭터 등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 마치 영화같은 영상미를 보여준다.
이외도 한국,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전세계 동시 출시가 확정된 에스티엔터테인먼트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아만전사록」을 비롯해 트리거소프트가 당초 「보스」로 제작했다가 스토리와 제목을 바꿔 새롭게 선보일 경영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넘버 원」, 청춘남녀의 연애감정을 간접체험할 수 있는 연예시뮬레이션 게임인 「남과여:부킹맨」 등이 11월에 출시예정인 주목할 만한 국산게임들이다.
<김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