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활용과 HDTV 수용
아날로그 채널의 디지털 전환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대두될 주파수 활용계획은 디지털채널의 할당기준, 할당비율, 주파수 재배치, 잉여주파수 처리문제 등 4가지로 크게 분류된다.
우선 디지털채널의 할당기준에 대해 전환계획팀은 기존 지상파방송사에 디지털채널을 최우선 배정하고 동시방송 완료후 2개의 채널 중 하나는 회수하며 방송구역은 기존 아날로그방송구역과 최대한 일치하도록 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또한 간이송신국의 일부는 동시방송 없이 곧바로 디지털로 전환하는 경우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KBS, MBC, SBS 모두 한목소리로 이같은 입장을 제시했으며 MBC는 특히 동시방송완료후 디지털채널의 재전환비용은 정부가 보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지털채널 할당비율에 대해서도 논의결과는 HDTV방송을 위한 재전환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각 방송사의 기존 채널별로 6㎒대역을 할당한다는 것으로 정리됐다.
KBS, MBC, SBS 모두 DTT전환 초기에는 4대3 화면비율의 SDTV(Standard TV)위주의 방송이 될 것이나 지상파가 HDTV를 지향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채널 1개당 6㎒를 할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이 지상파 방송사 모두 6㎒채널할당을 제안한 데에는 우리의 DTT 모델케이스가 미국방식인 점과 미국의 주요 방송사가 HDTV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이다.
SBS는 특히 HDTV도입이 이뤄지기 전 또는 HDTV를 상용화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멀티채널 구성에 관한 문제는 미국에서 채택한 정책과 같이 방송사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멀티채널을 위해서는 현행 방송법이 반드시 개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묘한 문제였던 주파수 재배치 계획도 원활한 합의를 도출한 상태이다.
전환계획팀은 전환기간 TV주파수배정은 원칙적으로 채널 2번에서 60번까지를 활용하되 추후 별도작업이 이뤄질 무선국의 주파수배정을 위해 몇가지 사항을 권고하기로 했다.
먼저 TV 코어스펙트럼은 채널7에서 51까지 미국의 경우처럼 총 2백70㎒내로, 전환완료시 채널2~6까지는 DAB(디지털라디오)용으로 권고하기로 했다. 또한 필요에 따라 외부채널을 사용하되 코어스펙트럼 내에 가용채널이 생기면 채널이동을 허용키로 했다.
디지털화 완료 이후 발생할 잉여주파수 처리문제 역시 큰 이견없이 합의됐다. 동시방송기간에는 잉여주파수가 없을 것이나 동시방송 완료 이후 제기될 잉여주파수 처리는 정부가 회수 및 처리를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
KBS, MBC, SBS, LG전자, 삼성전자 모두 동시방송 만료 이후 잉여부파수는 정부가 외국의 경우를 참고로 처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잉여주파수 처리문제가 「동시방송 완료 이후 정부처리」로 확정될 경우 정부가 이제까지 시사한 것처럼 잉여주파수 중 UHF고대역부분(UHF 52~69)은 이동통신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고, VHF저대역부분(VHF 2~6)은 디지털라디오용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디지털지상파방송(DTT)의 궁극적 지향점이라 할 수 있는 HDTV 수용문제는 주파수재배치 비율문제에서 큰 이견이 제시되지 않음에 따라 이 역시 대략적으로 합의된 상태이다.
HDTV를 수용할 수 있도록 채널을 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수용여부에 관해서는 자율에 맡긴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결론사항이다. 또한 HDTV 채널편성에 관련된 사항은 정부부처간의 협의에 맡기기로 했다.
각 방송사들의 입장도 이같은 논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KBS, MBC, SBS 모두 HDTV가 중심매체로서의 지상파방송사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막대한 프로그램 제작설비를 이유로 점진적 이행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용여부는 방송사 자율에 맡기고 운용방법도 방송사에 일임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MBC와 SBS는 HDTV프로그램에 대한 별도의 광고료 책정방안을 제시했다.
<조시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