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대표 김원국)는 최근 3백㎒ 울트라스파크 마이크로프로세를 탑재한 서버(모델명 엔터프라이즈4500)와 워크스테이션(모델명 울트라30)을 출시했다.
한국썬이 이번에 선보인 서버와 워크스테이션은 모두 보급형이라는 특징을지니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썬이 판매에 나선 이들 제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단순히 가격만을 낮춘 보급형 기종이 아니라 한국썬이 강자의 위치를 점유해온 국내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의 자리를 고수하고 서버시장에서의 입지를다지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 숨어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왜냐하면 이들 두 제품에는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이제까지 제품에 채택해오지 않던 PCI(Peripheral Compenent Interconnect)버스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그동안 독자 개발한 S버스만을 탑재해왔다.
PCI버스는 PC를 비롯해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기반의 컴퓨터에 주로 채택돼온 입출력 인터페이스 장치로 그동안 비윈텔 진영에 속하는 업체들은 이의 채택을 주저해왔다.
이에 반해 윈텔 진영의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은 PCI버스용 각종 주변장치의 값이 싸고 범용성을 지녔다는 점때문에 최근 PCI버스를 경쟁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윈텔 진영에선 PCI버스가 중대형컴퓨터의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PCI버스가 이같은 장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자사 제품에 PCI를 채택하지 않았다. 윈텔 진영에 맞서 「솔라리스」 운영체계(OS)와 「스파크」 마이크로프로세서을 고집해온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입출력 장치쪽에서 윈텔 진영의 PCI버스를 채택한다는 것은 자존심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입장의 썬이 더이상 가격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수단으로 결국 PCI버스를 이들 두 제품에 채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또 국내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선두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한국선으로서는 요즘 펜티엄과 윈도NT를 기반으로한 저가 워크스테이션의 공세를 조기 차단해야 한다는 긴박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서버의 경우도 윈도NT 기반의 저가 서버(일명 PC서버)로 기존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상당한 세를 누려온 보급형 서버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PC서버업체의 공세를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기존 「엔터프라이즈3000」서버 후속모델 성격을 지닌 「엔터프라이즈450」기종은 데이터베이스등 각종 응용소프트웨어가 패키지형태로 장착되어 있고 윈도95를 지원하는 응용 소프트웨어도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특징을 지니고 있다.
비롯 윈텔 진영에는 가담하지는 않지만 윈텔 기반의 각종 자원을 활용하고 지원할 수 있는 서버와 워크스테이션을 출시한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의 전략에 국내 중대형컴퓨터업체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이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