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외국 계측기기업체들이 공급해 온 모듈 및 PC일체형 계측기기 시장에 국내 계측기기업체가 뛰어들면서 시장쟁탈전이 가열되고 있다.
이미 원박스(One Box)형태의 계측기기를 생산하던 흥창과 LG정밀, C&C인스트루먼트가 최근 PC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PC일체형과 각종 계측기기를 모듈로 처리한 모듈형 계측기기를 출시했으며 메텍스, 신우전자통신 등 대다수 업체가 모듈 및 PC일체형 계측기기 사업에 본격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처럼 국내 계측기업체들이 모듈 및 PC일체형 계측기기 개발에 나서는 것은 고기능 제품은 선진업체, 범용은 중국, 대만업체에 밀려 설자리가 줄어든 계측기기업체가 자구책으로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에 국내에서도 개발된 PC일체형 및 모듈형 계측기기는 PC의 슬롯에 각종 필요한 기능의 계측기 카드를 꽂거나 한 대의 장비에 소형 모듈로 처리한 각종 계측기 카드를 장착해 사용함으로써 작업시 여러 대의 계측기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 한편 개발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흥창은 최근 공급에 나선 PC일체형 디지털 오실로스코프 「스코프 카드220」은 기존 데스크톱형 계측기기와 달리 윈도95환경이 설정된 PC에 장착, 사용하는 제품이다. PC의 ISA 슬롯에 계측기 카드를 장착, PC로 컨트롤할 수 있으며 PC컨트롤 기술인 PLD(Programmable Logic Device)기능을 채택해 교육장비, 생산라인 자동화시스템 및 하드웨어개발 업무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흥창은 그동안 단일용도로 사용되던 계측기기의 틀에서 탈피, PC의 소프트웨어와 계측기기를 결합하는 등 차별화된 PC일체형 계측기기 출시를 계기로 원박스 형태의 계측기기 사업을 축소하고 앞으로 주파수 분석기와 임의파형 발생기용 카드 등을 본격 개발할 계획이다.
전자통신 계측기업체인 C&C인스트루먼트가 최근 LG정밀과 공동으로 개발한 모듈형 VXI계측기 「모듈러 시스템 MS840」은 유니버설 주파수 카운터, 멀티 스위프 기능발생기, 디지털 멀티미터, 전원공급기 등 4가지 계측기능을 모듈에 내장한 제품이다. 이 모듈형 계측기기는 소형화해 작업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으며 공급가격을 기존 외산장비의 20% 수준으로 낮췄다.
이밖에 메텍스도 유니버설 카운터, 기능 발생기, 전원공급기, 디지털 멀티미터 등의 계측기능을 모듈에 내장한 유니버설 시스템 공급에 나서고 있는 등 국내 전자, 통신계측기업체들이 모듈 및 PC일체형 계측기기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계측기기 시장은 아직 데스크톱 원박스형의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90년대 들어서면서 HP, 텍트로닉스 등이 선보인 모듈형이나 PC일체형 제품이 전체 시장의 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온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