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영화계의 관심이 올 겨울 스크린 위에 진수(進水)할 「타이타닉」호(20세기폭스, 파라마운트 공동제작)에 집중되고 있다.
화제의 초점은 과연 타이타닉호가 2억8천5백만달러(한화 약 2천5백65억원)라는 사상초유의 제작비와 겨울에 등장하는 물(바다),그리고 재난영화라는 절기상의 모순,3시간 14분에 이르는 긴 상영시간 등을 뚫고 어떻게 흥행성공의 물결을 탈 수 있을 것인가」이다.
물론 흥행성공을 기대할 만한 요소들은 많다. 영화 「터미네이터」「트루라이즈」를 통해 최고의 흥행감독으로 떠오른 제임스 카메론의 연출력,할리우드의 신세대 스타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럿의 사랑이야기,초호화 여객선을 침몰시키는 장대한 스케일 등은 매력적요소이다.
그러나 「타이타닉」의 제작과정에 촉각을 곤두 세워온 영화계의 부정적인 시각은 이렇다.
무엇보다 영화개봉 시점이 꼽히고 있다.당초 올 여름시장을 목표로 지난 95년말 제작에 들어갔던 영화가 겨울이 깊어가는 12월 19일(미국지역)에야 겨우 개봉되는데,제작 돌입시점에 집중됐던 관객들의 영화에 대한 호기심이 1년 이상 유지될 리 없다는 것이다.특히 여름더위를 식혀주려던 「물」의 영화가 혹한기에 등장,과연 관객들의 발걸음을 유인할 수있을 지에 강한 의구심을 보이고 있는 것.
또 영화의 완성이 지연됨에 따라 영화사의 의지와 상관없이 제작비가 2억8천5백만달러에 이르렀는데 흥행에 성공하더라도 이같은 엄청난 제작비를 보전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메이저영화사들의 불꽃튀는 생존경쟁이 펼쳐지는 미국내 영화배급환경을 비추어 보면 무리라는 것.더욱이 세계 영화시장에서 2억8천여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둘 확률은 불과 2할대 이하라는 지적이다. 실제 할리우드 대작영화들의 평균 제작비가 1억∼1억5천만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타이타닉」의 제작비는 엉청난 것이다.
이와 함께 3시간 14분에 이르는 긴 상영시간도 흥행성공의 걸림돌로 여겨지고 있다. 1시간 45분대의 초호화 액션에 짧고 굵게 반응하는 요즈음의 관객성향에서 비춰보면 말 그대로 실험적이라 할 수 있다.결국 관객들의 「인내」를 요구하기 위해 「2시간 74분짜리영화」라고 홍보해야 할 판이다.
이같은 우려들을 불식시키기 위해 제작사인 20세기 폭스와 파라마운트는 일찍부터 「타이타닉 띄우기」에 노력해 왔다.예컨대 홍보 컨셉트를 「더위식히기」에서 「크리스마스시즌을 앞둔따뜻한 감동」으로 바꾸는 한편 제임스 카메론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TV,인터넷 등 각종 매체에 홍보사절로 내세우고 있다.
「타이타닉」이 과연 비슷한 시기에 개봉할 대작영화 「투모로우 네버 다이」(007시리즈),「나홀로 집에 3」,「스크림 2」등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유하고 흑자를 낼 수 있을지 세계 영화인들은 벌써부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