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강컴퓨터 영업 전지영 대리
「용산 깍순이」. 거래처 사람들은 그녀를 「깍순이」라 부른다. 그녀와 상담을 해본 사람들은 빈틈없는 논리와 딱 부러지는 말투에 혀를 내두른다. 그렇다고 그녀가 인간성마저 논리적이거나 빈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컴퓨터 주변기기 전문 유통업체인 지강컴퓨터(대표 임철수)의 영업대리 전지영씨. 몇 안되는 용산전자상가 여성 영업맨이다. 그녀의 일은 회사에서 취급하는 유통품목에 대한 아웃소싱과 거래업체를 선정하고 관리하는 것. 매일 바쁜 발걸음으로 용산전자상가를 누비고 다닌다. 『용산전자상가는 제 2의 고향입니다. 처음 영업을 배우고 성격을 바꾸게 한 곳이기도 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뜨게 한곳이기도 합니다. 용산이 「제 2의 고향」이라면 지강컴퓨터는 친정과도 같은 곳이죠』
학창시절 그녀의 별명은 「공자」이다. 그만큼 말이 없고 쑥맥이었던 전씨는 대학서클 활동을 통해 성격이 조금씩 외형적 바뀌었다. 이어 지난 92년 지강컴퓨터 입사 이후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하면서 그녀의 성격은 1백80도로 변했다. 최근에는 「깍순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그녀는 당차고 야무진 영업으로 정평이 나있다.
최근 컴퓨터유통시장이 장기적인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지강컴퓨터의 성장세는 「맑음」. 컴퓨터주변기기 유통업체로는 드물게 매년 30%이상의 꾸준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 성장의 이면에 열성적인 파워우먼 전지영씨의 존재를 부인하는 사람은 지강컴퓨터에는 아무도 없다.
이 회사 임철수 사장은 『전지영씨는 지강컴퓨터의 마스코트이자 기둥입니다. 회사내 웃음을 주고 매출향상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라고 말한다. 따라서 임사장이 그녀에게 거는 기대는 각별하다.
임사장은 기업안정성을 위해 현금거래를 선호하는 반면 실상 거래는 여신과 어음이 대부분. 그녀의 임무(?)는 거래업체의 여신거래 전문이다. 현금거래를 산호하는 임사장이 채찍성 거래라면 그녀는 당근성 거래를 전담하고 있는 것이다. 올 상반기에 이같은 당근과 채찍성 방식으로 거래를 성사시킨 업체만도 10여건에 이르고 있다.
『여신과 어음은 당연히 위험부담이 따릅니다. 그러나 업체의 속내를 알고 있으면 그것도 큰 문제가 아닙니다. 적색거래선인가 아닌가는 잦은 접촉과 경험을 통해 알게 됩니다』
대학때 일어학과를 전공한 전씨는 또 일어권 유통품목을 아웃소싱할때는 유감없는 싫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지난 5월 일어관련 번역프로그램 유통품목 개발시 직접 현지법인 관계자들과 통역없이 거래를 성사시키기도 한 일어통. 그녀의 직장동료들은 『영업에 있어선 남녀 성별 구분없는 진취적인 자세를 취하면서도 일단 업무만 마치면 다소곳한 요조숙녀로 돌아오기 때문에 더욱 좋아한다』고 말했다.
『영업이요? 재미 있습니다. 한번 실적을 올려보면 손을 땔 수 없는 마력같은 것이 있죠. 놀이동산의 롤러코스트를 타는 기분이기도 하고요, , , 』 영업 애찬론을 펴는 그녀의 보습에 함박웃음이 피어있다.
<신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