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불과 2년여 앞으로 남겨놓고 있는 현재 국내외 가전업체들의 연구개발 경쟁은 시장선점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사활을 걸었다는 표현이 적절할 만큼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 TV로 대변되는 차세대 TV에 대한 상품화 경쟁은 과거 흑백TV에서 컬러TV로 넘어왔던 과도기보다 훨씬 더 강도 높은 기술경쟁을 촉발시키고 있다.
차세대TV는 모든 신호처리가 디지털방식으로 바뀌는 것은 물론 부가서비스 측면에서 홈쇼핑, 홈뱅킹 등이 가능한 양방향 멀티미디어로, 또 디스플레이는 초대형 화면을 구현하면서도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는 초박형 벽걸이형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글자그대로 「환골탈태」의 전환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영상정보연구소 소속 「신방식 디스플레이팀」은 차세대 TV가 서서히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과 동시에 그동안 꾸준히 축적해온 잠재력을 과시하고 있는 뉴리더 그룹이다. 신방식 디스플레이팀이 구성된 것은 지난 90년. 컬러브라운관(CRT)으로 40인치 이상 초대형 TV를 상품화하는데 한계가 드러나고 전세계적으로 고선명(HD)TV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된 시점과 맥을 같이한다.
최근 국내외에서 상품화 발표가 잇따르고 있는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액정디스플레이(LCD)는 물론 FED, DMD, LCLV등 차세대TV에 채용할 수 있는 다양한 디스플레이에 대해 광범위한 기반연구를 진행해왔다.
기반연구를 진행하던 중 신방식디스플레이팀은 지난 95년 초 AV사업본부장으로부터 제품의 깊이(측면폭)이 성인의 손바닥길이 정도되는 프로젝션TV를 개발해보라는 특명을 받았다. 신방식 프로젝트팀은 향후 차세대 벽걸이TV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이 프로젝션 TV개발 작업의 이름을 「W프로젝트」로 명명했다.
치밀한 기획작업과 밤낮을 가리지 않은 총 2년여 동안의 개발작업을 거쳐 올 상반기 깊이가 34.9㎝,무게가 27kg에 불과한 40인치 프로젝션TV를 개발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브라운관 대신 채용한 1.4인치 액정패널, 60도가 꺽인 투사렌즈,광집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스크램블러 등과 모두 61건에 달하는 관련특허는 설치공간을 최소화하면서 기존 프로젝션TV의 단점을 개선하기위한 이 팀의 노력을 대변해 주고 있다.
W프로젝트를 이끈 고한일 선임연구원은 『이 프로젝션TV의 폭이 작년가을 일본의 소니가 발표한 동급 제품의 깊이(39㎝)보다 박형화된데다 광학계를 비롯한 대부분의 핵심요소들을 독자적으로 해결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다.
지난 90년이후 현재까지 창설 맴버가 한명도 중도하차 하지않을 만큼 탄탄한 팀워크를 과시하고 있는 이 팀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프로젝션TV에 대한 연구를 접목시켜 벽걸이 TV시대를 주도하는데 한 몫을 톡톡히 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안고 있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