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CPU시장, 업계간 경쟁치열

1백만원 안팎의 저가PC가 전세계 PC시장의 주력제품으로 부상하면서 국내 저가 PC용 CPU시장을 겨냥한 인텔 및 인텔 호환칩 업체들의 시장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이릭스, IDT 등 인텔 호환칩 생산업체들은 최근 1천5백 달러 미만의 비용으로 멀티미디어PC를 제조할 수 있는 차세대 보급형 CPU(중앙처리장치)를 일제히 발표함에 따라 국내 지사도 내년도 국내 저가PC시장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키로 했다.

또한 최근에는 고성능, 고가정책을 고수하던 인텔마저도 저가 PC시장을 겨냥한 개량형 펜티엄Ⅱ 칩을 내년부터 생산할 예정이어서 기존 인텔 호환칩 생산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삼보의 「사이버넥스1000」, 대우통신의 「웹스테이션」 등 1백만원대 저가 PC에 자사 「미디어 GXI」를 채택하는데 성공한 사이릭스코리아(대표 박명종)는 내년에는 DVD 등 멀티미디어 기능을 내장한 새로운 저가 CPU를 선보이기로 하는 등 저가 PC용 CPU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이릭스의 기존 멀티미디어용 프로세서인 「미디어GX」개선 버전으로 발표될 이 제품은 미디어매틱스사의 「DVD익스프레스」기술을 적용해 개발되며 이를 적용하면 50만원 정도에 DVD 장착 멀티미디어PC를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명종 사이릭스코리아 사장은 『그동안 CPU 및 PC 생산업체들이 PC의 시장 흐름을 주도해 왔으나 최근들어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라며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기능만을 갖춘 저가 PC시장이 내년에는 크게 활성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인텔호환칩 시장에 뛰어든 IDT사는 MMX기능을 갖춘 펜티엄급 CPU를 같은 급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면서 국내 저가 CPU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IDT코리아(대표 박태식)측은 이미 몇몇 대기업에 샘플을 제출해 테스트 중이며 내년에는 1백50만원 이하의 멀티미디어 데스크톱 혹은 2백만원 안팎의 비용으로 휴대형PC를 제조할 수 있도록 차세대 마이크로프로세서 제품군인 「IDT 윈칩 C+」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발 앞선 기술을 바탕으로 고성능, 고가 CPU 마케팅 전략을 고수해 왔던 인텔도 내년에는 보급형 PC시장을 겨냥, 펜티엄Ⅱ 칩을 개량한 저가 CPU를 선보이는 등 그동안 소홀했던 저가 CPU 마케팅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인텔 측이 내년 하반기에 선보일 저가 CPU는 현재 주력제품인 펜티엄Ⅱ칩에서 L2캐시를 제거하고 고가의 기계적 부품들을 없애 PC제조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인텔코리아(대표 정용환)의 한 관계자는 『이 칩이 발표되면 1백50만원 미만에 PC를 제조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라며 『이는 기존 인텔의 고성능, 고가 정책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CPU업체들이 저가 CPU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내년도 CPU 로드맵에 기존 686이상의 신제품이 발표되지 않는 데다가 저가 PC시장이 크게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에서는 1천 달러 미만의 저가PC 시장이 전체 소매시장의 4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올해 행망용으로 50만대, 조립 저가PC가 30만대 등 저가PC가 전체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최근 대우통신, 삼보, LGIBM 등 대기업도 인텔 호환칩을 채용한 저가 PC시장에 잇따라 참여하고 있어 내년에는 국내에도 저가 PC시장이 크게 활성화할 전망이다.

<유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