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폰 덤핑 만연

비디오폰 시장에 제조원가보다 싼 덤핑 제품이 나돌고 있어 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비디오폰의 덤핑사태는 올들어 10월말까지 부도난 건설업체들이 2백여 군데에 이르는 등 건설경기가 최악의 상황을 맞으면서 건설업체들에게 어음을 결제받지 못한 일부 중소 전기설비 업체들이 자금확보를 위해 비디오폰을 제조원가보다 싼 가격으로 시중에 대량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주장이다.

여기에 일부 전기설비 업체들의 경우 조명시설 등 기타 전기설비 설치권을 따내기 위해 비디오폰을 유통가격보다 대당 6~7만원 이하로 낮게 공급하고 있어 비디오폰 시장의 가격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

건설업체들의 연쇄도산으로 어음을 결제받지 못한 전기설비 업체들은 사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비교적 상품가치가 높은 비디오폰을 덤핑 가격으로 대량 판매한 뒤 현금을 챙겨 잠적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이들이 판매한 비디오폰을 구입한 업자들은 대당 1~2만원의 이윤만 남기고 제품을 대리점보다 낮으 가격으로 재판매하면서 덤핑 제품이 시중에 나돌고 있다는 것이다.

전기설비업체들이 이윤이 많은 아파트 단지의 전기설비 설치권을 따내기 위해 비디오폰 가격을 기존 공시가격보다 낮게 책정, 공급하고 있는 것도 비디오폰의 덤핑을 부추기고 있다. 전기설비 설치권은 조명시설이나 전력선 공사 등에 비디오폰 제품 및 설치가격이 모두 포함돼 있으며 전기설비 업체들은 비디오폰 설치로 발생하는 적자를 일반 전기설비 설치로 메꾸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비디오폰의 최대 수요처인 주택공사의 경우 비디오폰 납품가격을 제조원가 수준인 18만원 선으로 공시했으나 실제 주택공사로부터 하청받아 아파트를 짓는 일부 건설업체들에게는 비디오폰이 12~13만원 선에서 납품되고 있다는게 관련업계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시장질서의 문란은 물론 정상 가격으로 제품을 구입한 일부 소비자들은 비디오폰 제조업체들이 덤핑 제품을 유통시킨 것으로 오인해 항의하는 소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비디오폰 제조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전기설비 업체들이나 자금난을 겪고 있는 대리점들이 비디오폰 덤핑의 주범』이라며 『제품을 덤핑가격으로 판매하고 잠적하는 이들을 찾기가 거의 불가능해 현재로서는 덤핑제품이 나도는 것에 대해 속수무책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