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창의적 연구개발진흥사업 주요 과제 점검 (1)

21세기는 고도 정보사회, 지식사회로 지칭되고 있다. 과학기술력에 기초한 정보와 지식을 겸비한 지적 창조력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게 틀림없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모방형태의 연구개발을 지속할 경우 21세기에 경쟁력에서 뒤지는 것은 물론 과학기술 후진국으로 전락할 우려마저 있다. 최근 과기처가 새로운 기술혁신의 싹을 탐색, 발아시키자는 취지로 시작한 창의적 연구진흥사업은 도전적인 발상에서 나온 과제를 연구한다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창의적 연구개발진흥사업의 의미와 주요 연구개발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

지금까지 모든 연구개발이 특정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 지향형이었다면 창의적 연구진흥사업은 연구 결과에 따라 엄청난 파급효과를 몰고 올 수 있는 벤처형 연구개발 사업이라 할 수 있다. 다시말해 창의적 연구진흥사업은 미래 산업에 대비한 핵심 원천기반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특정 연구개발 사업과 기초과학 연구 사업을 연결시켜 과학기술의 시너지효과를 높이자는 의도로 출발하고 있다.

국내 과학기술 정책은 지금까지 순수한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기초과학연구의 경우 경제 논리에 밀려 실용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목표지향형연구의 경우 국가의 기초과학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을 받는 등 연구개발 정책의 난맥상을 가져왔다. 하지만 창의적 연구진흥사업은 현재의 따라잡기식 전략보다는 창조적인 전략을, 경제성 논리보다는 성장 잠재력 확보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초기 기술확보도 연구자 중심의 탐색 연구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것이 이 사업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즉 응용개발 단계에 있지 않은 미성숙 분야를 연구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선진국들과의 원천기술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가 창의적 연구진흥사업으로 지원하는 분야는 현상, 원리규명 또는 새로운 창조 분야, 새로운 과학기술 탐색, 발아 분야, 기존 과학기술 한계극복 분야 등이다. 또 이를 테마중심 연구, 개인중심 연구, 미래 원천기술개발 사업 등으로 구분해 올해에만 총 3백8억원의 예산을 지원키로 했다. 올해 총 2백억원이 투입되어 새로 시작되는 테마 중심의 연구사업의 경우 가설단계의 연구과제를 연구하는 것. 이중 매우 창의적이나 불확실성이 큰 연구과제는 씨앗형으로, 새로운 연구영역 등 주요 연구 유형을 개척할 수 있으면서 발전 가능성이 큰 것은 줄기형으로 분류해 씨앗형 과제의 경우 향후 3년, 줄기형 과제의 경우 최대 9년까지 지원하고 결과물에 따라 향후 사업단 형태의 국책연구과제로 전환해 계속 지원한다는 방침. 정부는 내년에 이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올해보다 1백58억원을 늘려 투입한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이번에 테마 연구과제 책임자를 최장 10년 이상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연구자로 선정했다. 다른 부담없이 관련 연구만 전담하도록 하겠다는 뜻에서다. 전담 연구원들도 석, 박사과정의 대학원생 대신 포스트닥(Post Doc)중심으로 제한, 연구에 몰두하도록 했다. 과학기술계는 이번 창의적 연구진흥사업의 의미를 현재 관 주도형 연구관리시스템에서 연구자 중심의 자율지원시스템으로 전환하게 되었다는데 보다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다시말해 논문을 위한 연구에서 탈피, 과학자로서 해보고 싶은 연구분야에 도전할 수 있고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질적 연구시대가 열렸다고 반기고 있다.

<정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