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컴퓨터, 정보통신분야 전시회인 추계 컴덱스97 전시회가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1백50개국에서 2천1백여개 업체가 1만여점의 각종 첨단 제품을 출품한 가운데 오는 17일부터 21일(미국 현지시각)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및 힐튼호텔, 샌즈엑스포호텔에서 화려하게 개최된다.
일본 소프트뱅크컴덱스사 주최의 이번 추계 컴덱스97 전시회는 앞으로 다가올 21세기를 리드하게 될 첨단 컴퓨터, 정보통신기기 및 테크놀로지가 발표될 것으로 보여 벌써부터 전세계 컴퓨터, 정보통신관련 기업 및 컴퓨터 마니아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추계 컴덱스 기간동안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가고 있는 정보통신기술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기조연설자들의 명쾌한 연설은 올해도 참관인들에게 진한 감동을 던져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추계 컴덱스97에는 컴퓨터 황제로 추앙받고 있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을 비롯, 존 챔버 시스코시스템 회장, 에커드 파이퍼 컴팩 회장, 에릭 슈미트 노벨 회장 등이 기조연설자로 나온다. 특히 첫 연설자로 출연하게 될 빌 게이츠가 제시할 메시지가 무엇인지에 대해 벌써부터 라스베이거스는 흥분에 휩싸여 있을 정도다.
이와 더불어 이번 추계 컴덱스쇼97에는 수백건의 걸친 기술 세미나와 포럼이 개최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잡으려는 수많은 벤처 모험가들을 불러 모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컴덱스쇼는 여타 전시회와 달리 전통적인 바이어쇼다. 컴덱스를 관람하는 관람객 대부분은 전세계 컴퓨터, 정보통신기업의 관계자들이다. 이들은 컴덱스를 통해 신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향후 비즈니스에 활용할 각종 제품의 구매 상담을 벌인다. 지난해에도 1백20여국에서 찾아온 20여만명 정도의 기업체 인사들이 약 1천억달러 정도의 구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는 일반 관람객을 포함해 약 30만명 정도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아 구매 상담을 벌여 1천2백만달러 상당의 구매 상담이 오갈 것으로 소프트뱅크컴덱스사는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추계 컴덱스는 과거처럼 세계 컴퓨터, 정보통신 산업을 주도하는 공룡기업들간의 사활을 건 기술 경쟁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다소 열기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인텔과 IBM, 모토롤러, 애플 3사 연합이 벌였던 마이크로프로세서 성능 우위 경쟁이나 마이크로소프트, IBM이 세계 PC용 운용체계시장을 놓고 전개했던 대격돌 혹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넷스케이프가 전개했던 인터넷 브라우저 경쟁과 같은 흥미진진한 테마가 이번 추계 컴덱스쇼에는 도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년전만 하더라도 PC를 비롯한 개별기기 및 그와 관련된 운용체계, 부품 등의 성능이 주요 관심사였으나 이제는 인터넷이란 새로운 컴퓨팅 환경이 도래하면서 개별기기보다 네트워크를 더욱 중시하게 된 것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컴덱스의 내부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세계 정보통신 산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새로운 기운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마이크로프로세서, PC용 운용체계, DVD와 같은 정보가전용멀티미디어 기기, 개인휴대통신단말기(PDA), HPC, PCS, 디지털 위성방송기기, 넷PC, NC, 대형 PDP 및 TFT-LCD, 평면모니터 등 첨단기술이 동원된 개별기기들이 나름대로 관람객 및 바이어의 관심을 끌어 모을 전망이다.
이와함께 인터넷이란 새로운 컴퓨팅 환경의 도래에 발맞춰 이번 추계컴덱스에 출품된 기기들은 거의 모두 인터넷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액티브X, 자바 등 인터넷 표준규격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표준경쟁 싸움도 잔잔한 화제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추계 컴덱스에 출품되는 모든 제품은 크게 △인터넷 △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 △멀티미디어 △디지털가전 등 크게 5개의 기술분야로 나누어 전시된다. 이중 커뮤니케이션과 디지털가전 분야는 이번 추계컴덱스에서 새롭게 추가된 분야다.
이와 더불어 △마이크로소프트 및 협력업체 특별관 △적외선포트("0DA) 특별관 △유니버설시리얼보드(USB) 특별관 △OEM특별관 △리눅스 특별관 등 5개의 특별관이 마련된다.
이번 추계 컴덱스 인터넷관에 전시될 제품들의 면면을 보면 인터넷과 정보산업간 결합을 확연히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체 기업환경에서 인터넷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가 주요 핵심사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며 이에 따라 엔터프라이징 솔루션이 대거 선보인다는 점도 올해 특기사항이다. 인터넷과 네트워크 컴퓨팅 경향은 특히 네트워크관에서 유감없이 읽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네트워크 중심의 컴퓨팅 환경은 강력한 서버와 여기서 지원할 수 있는 네트워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필요로 한다. 소프트웨어로는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 데이터마이닝에 쉽게 연결해주는 웹브라우저 인터페이스 제작 툴 등이 주목 대상이고 하드웨어로는 원격접속서버(xDSL,케이블모뎀, 56kbps급 팩스모뎀,네트워크컴퓨터(NC 및 넷PC), 1백Mbps급 고속이더넷 LAN 장비 등이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새로운 주제로 부각된 커뮤니케이션분야는 무선통신을 필두로 웹기반의 CTI애플리케이션, 랜기반의 컴퓨터폰 등의 솔루션 및 라우터, PCS, 인공위성단말기 등 첨단 무선통신기기가 주목을 끌 것으로 에상되며 멀티미디어관에는 3차원 입체영상을 기반으로 한 가상현실(VR)을 주제로 한 다양한 제품들이 선보인다. 특히 비디오 콘퍼런싱 시스템과 DVD용 멀티미디어타이틀이 대거 선보일 전망이다.
올해 처음 주제관 자리를 차지한 디지털가전관에는 디지털 콘텐츠를 지원하는 차세대 정보가전기기가 대거 출품된다. 이중 DVD 플레이어, PCS, PC-TV/웹TV, 스마트폰, 휴대형데이터통신장비 및 대형 PDP, TFT-LCD, 평면 모니터 등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곳은 5개 분야 특별관. 3백여 협력업체들과 함께 출전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빌 컴퓨팅 환경을 주도한다는 야심아래 최근 발표한 윈도CE2.0와이를 기반으로 한 HPC 2.0의 규격을 발표하고 윈도98 및 윈도NT 5.0 베타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차세대 정보전송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적외선포트("0DA) 관련 기술이 소개될 적외선특별관도 국내외 업계의 상당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적외선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인 "0DA통신포트는 간이LAN과 맞먹는 수준인 초당 11만5천2백비트의 디지털 정보를 송수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소호(SOHO), 디벨로프먼트 분야로 구성된 USB관에는 차세대 PC 인터페이스 규격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USB를 지원하는 프린터, 디지털카메라, 조이스틱, 키보드, 폰 등 각종 주변장치가 OEM 바이어들에게 눈짓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추계 컴덱스쇼의 홍일점은 리눅스관. 1백20여개국에서 5백만 이상의 사용자를 갖고 있는 무료 64비트 OS인 리눅스는 윈도NT에 밀려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유닉스의 대안 운용체계가 될지 이번 전시회에서 평가받게 될 전망이다.
이번 추계 컴덱스에는 약 50여개의 국내업체들도 참가한다. 이중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전자, 대우전자 등 대기업과 일부 중소기업은 독립부수를 마련해 참여하고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은 컨소시엄부스를 구성해 제품 홍보와 수출 상담을 벌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은 DVD 관련기기, PDA, HPC, PCS, NC, 카내비게이션시스템, 위성방송수신기, 스마트폰, 고성능 마이크로프로세서, 멀티미디어용 마이크로프로세서, 디지털카메라, 초소형 노트북, 평면 모니터, PDP 및 TFT-LCD 등 디스플레이장치를 출품해 외국업체와 기술을 겨룰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가 주관하고 있는 한국공동관에는 경쟁력 있는 최첨단 제품을 갖고 있으면서도 여건상 해외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16개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을 포함해 총 26개 업체가 출품한다.
역대 한국관 중 최대 규모로 꾸며지는 한국공동관에는 LCD모니터, 디지털스틸카메라, 디지털위성방송수신기, 화상회의시스템 등 첨단제품과 디지털마우스, CCD카메라, 멀티미디어스피커, 56kbps모뎀, 디지털 보이스 레코더 무선 PCMCIA 랜 카드, MPEG2 인코더 등 약 1백여점의 국산제품이 전시된다.
또 가산전자를 비롯한 6개 중소기업이 독립부스를 마련하고 C&C테크놀러지 등 4개 벤처기업들이 공동으로 벤처기업관을 설치, 한국 벤처기업의 모험심을 전세계에 보여줄 계획이다.
<이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