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창의적 연구개발진흥사업 주요 과제 점검 (2)

「모방에서 창조로」. 창의적 연구진흥사업의 캐치프레이즈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이 사업은 국가 과학기술 연구개발체제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사업이다. 창의적 연구진흥사업을 우리가 처음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 선진국들도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이 있다. 미국 과학재단의 우수연구센터 프로그램, 일본 문부성의 우수연구센터 프로그램, 일본 신기술진흥사업단의 창조과학 프로그램, 일본 가나가와현의 가나가와 사이언스아카데미, 독일의 막스프랑크 연구소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과기처가 창의적 연구진흥 사업을 추진하면서 모델로 한 프로그램은 일본 신기술진흥사업단의 창조과학 프로그램이다. 이 사업은 창조과학기술 추진사업(ERATO)과 독창적 개인연구육성사업(PRESTO)으로 나눠 5년 단위로 연구원 1인당 연간 2천만엔의 연구비가 지원되고 있다. 지난 81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이 사업은 통산성의 미래 신산업 창출을 위한 「베이직테크개발프로그램」과 「인터스트리얼 S&T프론티어프로그램」, 농림수산성의 「브레인인스티튜트(Brain Institute)」프로그램 등과 함께 일본의 과학기술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창의적 연구진흥사업과 일본의 창조과학프로그램의 공통점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연구자 중심으로 운영되며 기존 연구조직과의 독립성을 확보해 주고 있다는 점이다. 연구리더의 역할은 우리나라의 경우 과학연구 리더인 반면 선진국은 관리 리더의 성격이 짙다. 또 우리나라는 차세대 세계적 연구자로 성장 가능한 사람을 연구리더로 뽑는게 특징이다.

과기처는 이 사업에 대해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외국의 성공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어린아이의 동심같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상품화로 연결시킨 대표적인 제품이 형광등. 미국 GE사의 연구원이었던 이만은 손에 쥐어도 뜨겁지 않은 개똥벌레의 불빛을 연구하던 중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 형광등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누구도 불은 뜨겁다는 상식에서 벗어나 차가운 빛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만은 적외선을 포함하지 않는 순수 가시광선만으로 전등을 만들 경우 뜨겁지 않을 것이라는 가설 아래 전기를 방전시킬 때 나오는 자외선이 산화아연이나 산화카드늄과 같은 물질과 접촉할 경우 짧은 파장이 길어지면서 가시광선으로 변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오늘의 형광등을 개발해 냈다.

전동기등을 개발해 낸 마이클 패러디도 마찬가지. 「전기가 흐르는 전선이 자기의 바늘을 흔든다」는 현상을 통해 전기와 자기의 힘을 서로 변환할 수 있지 않을 까 하는 가설을 설정하고 실험을 통해 이를 증명해내고 오늘의 전동기와 발전기를 태통시켰다. 또 이를 활용해 전기분해장치를 처음으로 고안, 전기의 화합물 분해력을 증명했다. 패러디는 당시 정설로 인정되던 「전기도 한 극에서 다른 극으로 발사되는 힘」이라는 뉴톤의 가설을 뒤엎고 전자기장의 이론을 세움으로써 현대물리학을 꽂피우는데 기여했다.

올해 1차로 선정한 창의적 연구진흥사업 테마 연구과제들도 「과학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한다」는 근본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정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