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에도 고졸출신이 성공하면 화제가 됐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그의 억척스런 성공 과정을 하나의 신화처럼 생각했던 그런 시대에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그러나 이제는 고졸출신의 성공이 더 이상 화제가 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능력시대이기 때문이다.
능력시대를 주도하는 업종이 정보통신분야다. 기술우선주의가 오래전부터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호서전산전문학교에서 졸업작품전이 열렸다.
이 학교 민경일 부교장은 『이유야 어떻든 대학을 들어가지 못한 많은 학생들이 반신반의하면서 호서를 찾지만 그들이 2년동안 교육을 끝마치고 사회에 나갈 때는 확고한 자신감을 갖는다』고 말할 정도로 알찬교육을 하고 있다.
모든 학사일정을 대학과 동일하게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1천명정도의 학생을 모집하는 메머 드 전문학교다. 철저하게 실습위주의 교육을 지향하고 있어 강의실보다 실습실이 더 많은 호서는 국가기술자격증 취득 80%이상과 취업율 93%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한 자신감은 그들이 2년동안 공부한 결과를 발표하는 졸업작품전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정보처리과와 전자계산기과, 정보통신과, 전산응용건축설계과, 컴퓨터그래픽디자인과, 정보비서과 등의 올해 졸업예정자 7백여명이 내놓은 졸업작품전은 수준급이라는게 관람객들의 한결같은 평이다.
특히 그 자리에서 이뤄진 취업상담은 올해 취업예정자 5백여명 가운데 1백여명이 확정되는등 대외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졸업작품전의 최대 관심작품은 성경성(전자계산기과 26세)씨 등 4명의 학생이 공동으로 내놓은 「8051과 C언어가 만났을때」다. 이 제품은 89C51을 CPU와 디스플레이만으로 구성된 최소회로로 어셈블러가 아닌 C언어로 작성한 것이 특징이다.
지도교수인 유상근교수는 『학생들과 거의 6개월정도 같이 작업을 했는데 학생들의 적극적인 자세에 감탄했다』면서 『학생들 스스로가 교대로 밤샘 작업을 한 결과물로서 이번에 참여한 학생 모두는 이미 두원텍등 기업연구소에 전원 취업이 된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 졸업작품전에는 모두 2백여점의 작품이 전시됐다. 단독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몇사람이 팀을 이뤄 팀프로젝트 형태로 제작해 일을 하는데 서로 협력하는 능력을 심어주기 위한 취지였다는 것이 학교관계자의 설명이다.
7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 정보처리과의 졸업작품전은 수준급 작품들이 많다는 평이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줄길 수 있도록 구성된 「이야기나라」와 동화상으로 처리한 「멀티앨범」, 입체적으로 구성한 「항공이미지광고」, PC조립에서부터 상식까지 체계적으로 정리한 「PC매니저」 등이 관심을 모았다.
이냐기나라를 발표한 김재희(정보처리과 21세)씨는 『구상은 6개월전부터 시작했으며 본격적인 작업은 1개월정도 소요됐는데 이 기간동안에 몇일씩 밤샘을 하기도 했다』면서 『거의 모든 학생들이 작품제작으로 밤을 새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한다.
호서전산전문학교는 2년제 직업교육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호서대학교 부설이기도한 전문학교는능력중심의 현장교육을 통해 실력있는 학생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양봉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