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내년부터 상대방을 보면서 통화하는 영상 전화기의 대중화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복잡한 컴퓨터 조작없이 일반 전화기에 간단한 영상 입출력 장치만 부착하면 누구와도 영상전화를 걸 수 있는 제품들이 잇달아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은 이런 정비가 매우 고가여서 일반인에게 보급되기에는 한계가 있었으나 내년부터 선보일 제품들은 가격면에서 저렴해 일반 가정에까지 확산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재 이들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업체는 전문업체인 아주텔레콤, 삼성전자, 한국통신외에 통신분야 중견업체 및 대기업들. 또 일부 수입업체들도 일본 NTT, NEC등의 ISDN용 영상전화기를 수입, 내년초쯤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국내서도 영상전화기 시장이 본격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영상전화기는 그동안 일부 컴퓨터사용자들의 전유물로 인식돼온 PC기반의 영상회의시스템과 인터넷폰과는 달리 고속의 전용선 및 컴퓨터가 없어도 가정에서 TV수상기와 일반전화선만 있으며 소위 컴맹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어 수요확산이 예상보다 빠를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업계 일각에선 지금은 휴대폰 열풍이 불고 있지만 머지않아 영상전화기가 이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가격과 영상의 품질, 그리고 사용의 편리성이다.
PC용 영상회의시스템이 초기에 큰 관심을 끌었음에도 수요확산에 실패한 것은 가격과 품질이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않다. 또 영상회의시스템과 인터넷폰의 경우 컴퓨터를 다룰줄 알고 인터넷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대중화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영상전화는 일반전화와 똑같은 방식으로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으며, 단지 모니터와 소형카메라를 연결하는 차이외에는 없을 정도로 편리한 것이 특징이다.
이 가운데 아주텔레콤이 8*8사와의 기술합작을 통해 개발한 영상전화시스템인 「아주 TV폰」은 소비자가격이 기존 제품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60만원(2대 1백만원)대 보급형으로 상당한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 가격대는 현재 미국에서 시판중인 동급제품보다 10만원 정도 저렴한 편이며 일본에서 시판중인 ISDN용 제품에 비해선 1백만원 이상 값이 싼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텔레콤은 이같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외산제품의 국내 수입을 저지하는 한편 미국, 일본, 동남아 등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인데 이미 2천만달러 이상의 수출계약을 체결한 상태이다.
고속모뎀과 소형카메라, 비디오칩를 내장한 아주TV폰은 PC용 영상회의시스템보다 해상도와 화질이 뛰어나며 다양한 부가기능을 지니고 있다.
일반전화망을 이용하므로 ISDN, LAN, 전용회선등을 이용하는 영상회의시스템에 비해 확장성이 큰 이 제품은 메뉴기능을 통해 화면의 크기, 화질, 전송속도, 화면디스플레이 선택을 할 수 있는등 사용이 매우 편리하다. 이 제품은 또 감시센서가 내장돼 있는 카메라가 상하좌우로 움직일 수 있고 원격녹화를 할 수 있어 경비용역업체, 관공서, 군부대 등에서 원격감시시스템(CCTV)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게 특징이다.
아울러 사생활 보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라이버시 기능을 내장, 음성및 영상전달을 사용자가 임의로 차단할 수 있도록 했다. 아주텔레콤은 일단 단독형(60만원)을 비롯해 TV일체형(80만원)과 분리형(70만원)을 시판할 계획이며 내년초에는 인터넷기능이 부가된 제품등 다양한 응용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경쟁이 예상되는 제품은 삼성전자가 시제품개발에 성공한 「웹비디오폰」. 내년 상반기쯤 출시예정인 웹비디오폰은 말그대로 일반전화망과 인터넷망을 통해 영상통화는 물론 전자우편, 홈쇼핑, 홈뱅킹등 인터넷 기능을 지원하는 첨단 통신단말기. 예상가격이 대당 1백50만원선. 몰론 이 제품의 경우 일반가정에 보급되기에는 고가라는 점도 있지만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는 점이 돗보인다.
일본 NTT의 ISDN용 영상전화기인 「피닉스 미니」도 경쟁 예상제품중의 하나. 디코시스템이 내년초쯤 국내 출시예정으로 도입을 추진하는 이 제품은 STN액정화면과 전화기가 일체형으로 돼있으며 깔끔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예상가격은 2대 2백50만원선.
또 아직 국내 수입선이 확정되지 않은 NEC의 ISDN용 영상전화기 「미디아 포인트」는 아주텔레콤 제품처럼 TV등 외부 어떤 모니터와도 연결해 사용할 수 있으며 리모컨이 있어 사용이 편리한 게 특징이다. 예상가격은 3백∼4백만원대.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동영상 전화기가 최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다양한 용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우리나라에서 이 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