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 애니메이션
현대 영화에 있어 컴퓨터의 도움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ET, 스타워즈, 터니네이터, 쥬라기공원, 토이스토리 등 우리에게 환상적인 영상을 제공했던 영화들은 대부분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영화에 접목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컴퓨터를 활용한 특수 효과를 재현해 내는 기술인 사이버시스템 실현 기술은 21세기 미래 영상산업의 핵심기술로 부각되고 있다. 게임이나 가상현실 등 그 성장 속도를 예측하기 어려운 멀티미디어시대에 필수적인 요소로 영상 재현 기술이 자리잡고 있다.
화려한 컴퓨터 기술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주었던 영화 속의 컴퓨터 그래픽이나 가상현실은 실물 같은 영상 재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나 동물들과 같은 동적인 생체의 다이나믹한 입체 동작을 애니메이션화하는데 한계를 보여 왔다. 휴먼 애니메이션 연구는 사이버 세계에서 사람의 정교한 애니메이션과 동작 제어 기법을 개발해 사이버 공간에 존재하는 인간의 모습과 움직임에 생동감과 사실감을 불어 넣는 연구다. 실제 사람처럼 살아숨쉬는 애니메이션을 개발해 보자는 취지다.
테니스 경기를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할 경우를 가정해보자. 테니스 코트나 주변 경치들은 현재까지의 기술로도 실물처럼 정교하게 그려낼 수 있다. 하지만 테니스 선수의 다이내믹한 경기 동작이나 관중들의 일소일비하는 모습을 그려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그래픽스 기술은 물론 동력학, 로봇 공학, 운동학, 인공지능 등 여러 분야의 지식을 통합한 다양한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휴먼 애니메이션 연구 단장인 서울대 고형석 교수(전기공학부)는 『미국 국방성의 DIS,TTES 등 대형 가상현실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나 프로젝트에 동원되는 최신 장비와 규모에 비해 정작 관심의 초점이 되는 인간의 동작은 사실성과 프레임 속도면에서 크게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이 연구에 성공할 경우 영화 산업이나 게임산업, 가상현실 시뮬레이터 등 인간이 등장하는 모든 시뮬레이션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이 연구가 성공할 경우 멀티미디어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구축은 물론 이 분야의 선도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 교수는 쌍용정보통신과 PC를 이용한 운전 시뮬레이터를 공동 개발, 지난 7월 대한민국산업기술대상 시상식에서 통산부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정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