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정보가전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시스템기술 뿐만 아니라 반도체 설계기술도 함께 구비, 적기에 시스템을 선보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합니다.』
대우에스티반도체설계의 첫 사령탑에 내정된 강찬형 대우전자 이사는 이 회사의 우선적인 목표는 국내 반도체 3사와 같이 반도체를 제조해 판매하는 반도체 제조회사가 아니라 차세대 정보가전사업을 위한 자체 반도체 솔루션을 구비하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대우전자의 이미지는 「탱크제품」을 강조하는 데서 알 수 있듯 첨단제품보다 기존제품을 튼튼하게 만들어 소비자가 안심하고 구매하도록 하는데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이번 SGS톰슨이라는 세계적인 시스템 IC 제조업체와 합작으로 반도체 설계회사를 설립, 첨단제품분야에도 앞서가겠다는 의중을 내보인 것으로 관련업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강 이사는 『세계 전자산업 흐름이 시스템과 반도체가 별개가 아닌 하나로 융화되는 추세』라며 『이러한 관점에서 반도체기술이 부족한 대우전자와 시스템 사업부가 없는 SGS톰슨이 상호협력함으로써 차세대 정보가전에서 두 회사 모두 앞서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대우에스티반도체설계는 설립 절차가 마무리되는 다음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반도체 설계에 착수할 예정이다. 대우전자는 이를 위해 올해 초부터 석, 박사급으로 관련 인력을 육성해 왔으며 SGS톰슨측에서도 조만간 베테랑급 반도체 설계인력을 파견할 계획.
강 이사는 『대우에스티가 가장 먼저 설계에 착수할 품목은 디지털 TV관련 핵심칩이 될 것』이라며 『내년 말까지 반도체 완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대우에스티가 대우센터내에 자리잡을 예정이지만 대우전자와 SGS톰슨의 사업장이 세계 각지에 있는 만큼 장소에 구애없이 팀을 구성해 설계하는 유연성을 발휘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설계된 반도체는 SGS톰슨의 FAB를 이용해 생산할 예정이다. 대우전자의 구로공장은 첨단 반도체 제품을 생산할 여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강 이사는 『아직까지 새로운 FAB를 건설하거나 대우전자의 구로공장 라인을 교체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항간의 새 반도체 공장설립설을 부인하고 『그러나 이번 합작건을 통해 대우전자 자체의 반도체 설계 기반기술이 갖춰지고 FAB를 채울 만큼 다양한 제품군이 구성된다면 공장설립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유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