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가전업계, 환율인상여파 가격인상 추진

대미달러화 환율 급등으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외산가전업계가 판매가격 인상을 검토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산가전업계는 미 달러화 환율이 올 연초에 비해 환율이 이미 15% 이상 인상된 데다 연말경엔 1천1백대까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환차손 보전 방안으로 판매가격 인상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제네럴일렉트릭(GE) 브랜드 가전제품을 취급하고 있는 백색가전은 이달 23일까지로 예정돼 있는 「97년 결산세일」을 마친 직후인 내달 1일부터 냉장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가스오븐레인지, 에어컨 등 총 28개 제품 전품목의 가격을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색가전측은 품목에다라 평균 10∼15%의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월풀 브랜드를 취급하는 두산상사는 냉장고 신제품이 출시되는 내년 1월경에 환율인상분을 고려, 인상시기와 인상폭 등 구체적인 인상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또 소니브랜드 AV기기 공식수입업체인 소니인터내셔널코리아는 환율인상 여파에 따른 15% 이상의 가격인상 요인을 여러 차례에 나눠 가격에 반영 구매자의 부담을 줄이기로하고 1차로 12월 또는 내년 1월경에 5% 정도 인상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키친에이드와 바흐네트 브랜드 가전제품을 수입하고 있는 동양매직은 환율인상 및 동종업계의 추이를 지켜보며 인상시기나 구체적인 가격변동 폭을 정할 예정이다. 동양매직은 타 외산가전업체들과는 달리 기존 동양매직 유통망을 최대한 활용하고 사내 외산가전업무 전담인원을 최소화하는 등 물류 및 일반관리비용 절감을 통해 마진을 보전, 아직 인상 방침을 정하지 않고 있으나 달러화 환율이 1천50원대 또는 1천1백원대까지 인상될 경우 판매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환율인상분 전체를 소비자가격에 반영할 경우 국산 가전제품과의 가격경쟁력에서 뒤질 수 있기 때문에 인상폭을 결정하는 데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하고 『인상시기는 업체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대체적으로 연말 또는 내년초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