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서버시장.. 윈도NT · 유닉스 「혼전」 거듭

서버 운용체계(OS)시장은 최근 몇년간 급속한 신장세를 보여온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NT」가 전통적으로 서버시장의 대명사처럼 인식되던 유닉스(UNIX) 진영을 위협하면서 시장판도가 변화하고 있는 상황으로 요약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NT는 특히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PC 및 저가 서버 시장을 적극 공략해 사용자 저변을 확대하는데는 상당히 성공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이와 관련 아직까지 구체적인 통계자료는 나와 있지 않다.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유닉스 대 윈도 NT의 연간 공급비율은 약 5:5 정도이나 실제로는 윈도 NT의 보급대수가 유닉스 시스템의 보급대수에 근접했거나 약간 웃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물론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유닉스 시스템이 윈도NT보다 약 10여배 정도 큰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지만 누적치를 제외한 연간 보급대수로는 윈도 NT가 급속한 성장세를 타고있어 서버 시장에서 윈도NT의 영향력이 점차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데이테퀘스트의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OS 시장은 「윈도3.0 및 95」로 PC용 OS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올 상반기중 전년대비 18.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윈도NT는전년대비 1백56% 늘어난 5백70만개가 팔려 OS 시장에서 가장 높은 매출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데이터퀘스트는 또 오는 2000년 윈도NT 시장규모가 4천1백20만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해 윈도 NT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앞으로 상당기간 진행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윈도NT가 이처럼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영향력에 힘입어 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이 NT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또 윈도CE에서부터 윈도95, NT까지일관성있는 OS환경을 제공해 윈도 플랫폼을 기반으로 모든 정보기기간 호환성을 제공하겠다는마이크로소프트의 약속도 윈도NT 플랫폼이 급속하게 확산되는데 기여를 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윈도NT 시장이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윈도NT가 저렴한가격에 안정적인 성능을 제공한다는 점이다.특히 윈도NT의 안정성이 최근 수년간 눈에 띌 정도로 향상됐으며 많은 유닉스하드웨어 공급업체들도 독자적인 유닉스 공급전략에서 벗어나 윈도NT와 자체 유닉스를 동시에 지원하는 이른바 멀티플랫폼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멀티플랫폼 전략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한국디지탈로 이 회사는 올초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 제휴 계약까지 체결하며 「알파시스템」에 윈도NT를 탑재해서 판매하고 있다. 또 그동안 줄곧 독자 유닉스를 고집해오던 한국IBM과 한국HP,실리콘그래픽스 등도 최근 윈도NT를 지원한다는 방향으로 급선회해 윈도NT를 지원하지 않는 업체는 이제 선마이크로시스템즈 1개사에 지나지 않을 정도다.

이처럼 윈도NT가 서버용 OS시장에서 최근 몇년간 급속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윈도 NT가 확장성,이식성,성능,가격 등에서 우수한 면도 있지만 유닉스 진영이 지나치게 독자 플랫폼의 우수성만을 고집해 상호운용성, 호환성 등에서 불편하다는 점도 강하게 작용했다.특히 유닉스의 표준화문제는 OSF와 UI진영으로 유닉스 시스템 공급업체들이 갈라선 채,수년간 이렇다할 성과물을 내지 못하고 있어 유닉스 표준화는 이제 『물 건너갔다』는 성급한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유닉스 업체들이 표준화에 쉽사리 합의하지 못하는 것은 전용시스템을 포기할 경우 경쟁업체와의 차별화 전략이 힘들어 지기 때문이다.이와 관련,컴퓨터업계의 한 관계자는 『호환성 측면에서 표준이 유리하기는 하지만 순수하게 기술적 측면만을 놓고 봤을 때 표준을 수용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추가해야 하는 입장에서 다른 업체들과 차별화하기 어려운 표준을 받아 들이는 것은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으며 고객의입장에서도 어중간한 위치의 표준화 제품보다는 좀더 성능이 나은 전용시스템을 선택하는 것이경쟁력 향상에 유리한 측면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유닉스 공급업체들은 윈도NT보다 좀더 나은 기술을 제공해 성능 측면에서 경쟁우위에 선다는 기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최근 유닉스 공급업체들이 64비트 OS를 속속 내놓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지난 93년 미국 디지탈이퀴프먼트(DEC)사가 처음 OSF/1을 발표한 이후,수요부족으로 인해 64비트 OS 개발에 소극적이던 유닉스개발 업체들은 최근 CPU와 저장장치, 메모리 등 하드웨어의 성능 향상 속도에 맞춰 64비트 시스템발표를 서두르고 있다.

DEC는 지난해 64비트 버전의 「디지탈유닉스」를 발표해 이 시장에서의 기술경쟁을 선도하고 있으며 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실리콘그래픽스도 올초 각각 64비트 버전의 「솔라리스」와「아이리스」를 발표해 이 시장 경쟁에 합류하고 있다.

유닉스 분야의 강자인 HP와 IBM도 최근 HP-UX와 AIX의 64비트 버전을 출시해유닉스 OS의 고성능화 경쟁에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산타크루즈 오퍼레이션(SCO)도 대형파일시스템과 확장 메모리 등 64비트 버전의 특성을 부가한 「제미니」를 내놓고 있으며 내년엔 인텔이 내놓을 예정인 64비트 「메르세드」칩 기반의 유닉스 OS도 발표할 계획이다. 이처럼 유닉스 개발업체들이 64비트 OS개발에 적극적인 것은 대용량 데이터베이스 및 응용 프로그램의 증가하며 하드웨어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 올릴 수 있는 고성능 OS에 대한 사용자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내년중 64비트 버전의 윈도NT 5.0을 발표해 유닉스 OS의 고성능화 전략에 대응해 전통적으로 유닉스진영이 강세를 보여왔던 제조 및 금융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함종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