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덴시 대표 송기선
최근 광반도체 사업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부쩍 늘고 있다.
광반도체는 빛을 전기로, 전기를 빛으로 전환하는 반도체의 특성을 응용한 것으로 초기는 태양광을 전기로 변환시키는 태양전지와 점멸신호에 쓰인 LED 램프에서부터 시작됐다. 광반도체는 이후 점차 영역을 확장, 개별소자뿐 아니라 이를 집적한 포토커플러 등이 모든 가전제품에 응용될 정도로 사용범위가 넓어졌으며 최근에는 청색LED 및 청색LD 등이 탄생, 차세대 제품의 기반기술로 자리잡음으로써 유망분야로 급부상하기에 이르렀다.
세계의 전자제품 시장을 놓고 선두자리를 다투는 국내 전자산업계는 유감스럽게도 주요 부품의 해외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특히 우리의 주요 수출품인 전자제품에서 광반도체는 빠지지 않고 사용되지만 몇몇 업체가 공급하는 LED와 같은 단순제품을 제외하고는 거의 일본산에 의존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일부 업체가 국내 시장에 참여하면서부터 가격인하 효과가 발생했고 경쟁적인 신제품 제공과 품질경쟁으로 외화절약과 국제경쟁력 제고에 적지 않게 기여해 왔다.
그러나 지금도 전국 대도시의 목 좋은 건물의 옥상이나 벽면에서 볼 수 있는 순수 녹색 램프와 같은 LED는 일본 업체가 세계시장을 독점하고 있어서 이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몇 달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광반도체를 수입해 완제품을 생산해 팔아 보아야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 예전 같으면 가공비와 인건비에서는 경쟁력이 있었으나 임금인상에 따른 인건비상승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한 장비를 사용하다 보니 가공비마저도 이제는 더 이상 경쟁력을 갖출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자본이나 기술축적 수준 그리고 경제규모로 보아 선진국 수준의 기술 보급이나 기술투자가 이루어지기는 어렵다고 본다. 그러나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인구에 비해서도 과할 정도로 많은 수의 대학이 있고 기업과 정부가 설립한 연구소들이 즐비하다. 이런 곳에서의 연구 결과가 산업현장에 바로 적용시킬 수 있는 것들인지 돌아 볼 필요가 있다. 21세기 미래의 기술이 어느 수준에까지 도달할지는 미지수이지만 지난 세기에서 처럼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속속들이 털어 낼 만한 제품들이 과연 무엇일지 기대와 걱정이 앞선다.
멀지 않아 동남아는 물론 동구권 국가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자동차를 쏟아 낼 것이고 전자제품, 철강제품들도 세계시장에 뿌려댈 것이다. 만약 그 모두를 소비해 내지 못한다면 막대한 투자에 따른 파산과 재정위기로 국제적인 혼란이 밀려올 수도 있다. 그 경우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여야 할까.
내일의 운명을 알수 없다고 오늘의 삶을 포기할 수는 없듯이 미래의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우리가 손을 놓고 기다릴 수 만은 없다. 대기업은 수익을 올리는 것도 좋지만 기술개발과 투자에 좀 더 관심을 둬야하며 개발된 기술이나 시설을 중소기업에 이전, 그 저변을 넓히는 데도 적극적이어야 한다. 정부도 기회의 균등한 배분과 중소기업 육성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 경쟁력을 갖고 있는 광반도체 제품은 일본에 판매하고 자체 경쟁력이 떨어진 제품의 생산은 중국현지 공장으로 이전해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해야 하겠다. 오래전 험난한 바다길을 뚫고 일본과 중국을 오가며 국제동맹을 이끌었던 백제인처럼 우리도 그 지혜를 빌어 저 바다 건너 대륙을 바라다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