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에 파고 드는 사이버 세상" 신종사업 "인터넷방" 뜬다

대학에서 그래픽강사로 일하고 있는 K씨는 불과 한달전만 해도 인터넷을 활용할 줄 모르는 「넷맹」이였다. 따라서 인터넷에 들어가 강의에 필요한 자료를 찾는 것은 그에게 있어 엄두도 못낼 일. 학원을 다녀볼 생각도 했지만 주변에 마땅한 학원도 없고 시간도 없어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그는 얼마전 집 근처에 문을 연 인터넷방을 찾았다.

물론 단순한 호기심에서였다. 그곳엔 초등학생인 듯한 꼬마와 청바지차림의 젊은 대학생, 그리고 회사원처럼 보이는 남자가 나란히 컴퓨터 앞에 앉아 열심히 인터넷을 검색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친절하게 맞이한 20대의 교육팀장으로부터 특별회원에 가입한 후 집 또는 이곳에서 한달동안 교육을 받으면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반신반의했다. 회원에 가입한 다음날 그의 집을 방문한 교육팀장은 교육에 앞서 그의 컴퓨터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환경설정을 무료로 해줬다. 주말마다 집에서 4차례에 걸쳐 정보검색과 FTP교육을 받은 그는 현재 자신이 필요로 하는 사이트에 접속, 정보를 찾아내는 수준에 이르게 됐다. 교육을 마친 그는 요즘 틈틈히 인터넷방에 들러 단돈 3천원을 지불하고 정보의 바다를 항해하는등 넷맹에서 벗어난 기쁨을 한껏 누리고 있다.

노래방이나 비디오방처럼 우리 생활주변 곳곳에서 인터넷을 만끽할 수 있는 「인터넷방」이 최근 새로운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길거리를 가다 급한 용무가 있을 경우 인터넷방에 들러 메일을 쓰고 인터넷 사용법을 잘 모를 경우 도움도 받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이다.

현재 인터넷방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는 「국토는 좁지만 사이버영토는 세계 최대로」라는 모토를 내걸고 전국을 대상으로 체인점 모집에 나선 IBI(대표 이판정). 이 회사는 서울 대치동에 인터넷방 1호점을 개설, 운영에 나서는 한편 전국 주요 도시에 30여개 지사망을 두고 이들을 통해 소자본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인터넷방 체인점 모집에 나섰다.

우리나라가 정보선진국이 되기 위해선 국민 모두가 정보의 보고인 인터넷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게 이 사업을 제안한 이사장의 의도다.

IBI측은 인터넷방이 일반 컴퓨터사용자들은 물론 안정된 사업을 꿈꾸는 예비사업가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어 인터넷방 확산은 시간문제라며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서비스에 나선 인터넷방의 이용료는 시간당 3천원. 이 곳에서는 고속 ISDN망을 이용해 인터넷을 맘껏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터넷교육, 환경구축, 정보검색, 인터넷팩스, 홈쇼핑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고 인터넷 관련상품 및 관련도서도 구매할 수 있는 새로운 생활공간이다.

얼핏보면 기존의 인터넷카페와 유사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인터넷카페는 대학가나 번화가에 주로 위치해 있는데 반해 인터넷방은 주택단지, 아파트 등의 주거지역이나 사무실 밀집지역 등 우리 생활속에 자리잡는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또 인터넷카페는 인터넷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데 반해 인터넷방은 인터넷을 전혀 모르는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인터넷방이 단순히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의 개념을 넘어서 넷맹들을 대상으로 방문 및 현장교육을 실시하는 인터넷교육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인터넷을 응용한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인터넷방의 장점중 하나다. 정보검색, 인터넷폰, 인터넷팩스, 인터넷앨범등 여러가지 부가서비스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바로 인터넷과 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한 사진현상 인화서비스는 사진관을 찾는 수고를 덜어줌으로써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인터넷 관련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고 각종 인터넷관련 상품을 싼값에 구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형서점에서나 고가에 구입할 수 있는 각종 인터넷관련 도서를 열람하고 대여받을 수 있다는 것도 인터넷방을 찾는 즐거움 중의 하나다.

소자본으로 누구나 인터넷사업체를 운영할 수 있는 것도 이 사업의 특징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당장 큰 수익을 기대할 순 없지만 안정성이 높고 1∼2년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인터넷비지니스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안정성이 높다는 것은 다시말해 인터넷방의 경우 다른 사업체와 달리 초기 투자비용이 매우 적은데다 투자금회수가 비교적 용이해 혹시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손실이 적다는 얘기다.

인터넷방을 운영하려면 임대료를 제외하고 평수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10평 기준으로 2천만∼4천만의 시설비를 투자해야 한다. 인터넷카페처럼 안락한 소파나 화려한 인테리어가 필요없고 비디오방처럼 칸막이를 설치할 필요는 없다. 인터넷 사용환경을 갖춘 컴퓨터 몇대를 비롯해 ISDN모뎀, 디지털카메라, 번역기, 전자사전, 인터넷폰, 지프드라이드등의 관련상품과 관련서적들만 있으면 일단 인터넷방을 운영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이번엔 인터넷방의 수익내역을 살펴볼 차례다.

인터넷방의 주수입원은 교육사업이다. 넷맹들을 대상으로 한 현장교육과 방문교육을 병행 실시하는데 1인당 월 20만원의 회비를 받을 수 있어 한달에 5명씩만 접수를 받아도 월 1백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또 인터넷방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회원가입비로 5천원을 받고 시간당 3천원의 이용료를 받는데 기존의 비디오방 못지않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인터넷방에선 초보자들을 위해 컴퓨터 및 인터넷 사용환경을 세팅해주는데 대당 5만원씩을 받을 수 있어 이 수입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방이 생활환경속에 위치해 있는 만큼 인터넷관련 상품판매와 도서대여 및 판매수익도 예상외로 짭짭할 수가 있다.

이밖에도 디지털 사진인화서비스를 비롯해 인터넷앨범제작, CD백업서비스, 정보검색서비스, 통신판매, 지역광고등 다양한 부가서비스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데 앞으로는 이 분야의 매출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인터넷방은 목좋은 장소만 선택한다면 월 3백만원에서 최고 2천만원 이상의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사업개시후 빠르면 6개월내에 초기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인터넷방은 누구나 운영할 수 있는 사업인가. 어느 정도 컴퓨터 및 네트워크에 관한 지식이 있으면 유리하다. 웹호스팅이나 홈페이지 제작대행 등과 같은 인터넷 비지니스와는 달리 아주 전문적인 지식은 필요하지 않다. 더우기 최근엔 인터넷을 능숙하게 활용할 줄 아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을 아르바이트로 채용한다면 큰 어려움없이 사업주 혼자서도 인터넷방을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종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