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취미 72] 여행-넥스텔 김성현 사장

인터넷 전문업체인 넥스텔의 김성현사장(48)은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는 참으로 굴곡이 심한 인생유전을 겪었다. 인생의 밑바닥까지 추락했던 좌절의 날들부터 성공한 사업가로 거듭나기까지 그가 살아오면서 느꼈던 희노애락들은 한 권의 책으로 역어도 좋을만큼 절절한 사연들로 가득하다.

지난 시간들만큼 앞으로 헤쳐나갈 날들에 대해 가슴 가득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그에게 취미가 있다면 바로 여행을 꼽을 수 있다.

여행은 지금까지 그의 인생에서 푸근한 안식처였고 반려자였다. 삶에 지치고 정신적 피로가 엄습해 올 때마다 그는 여행을 떠났다.말과 글이 통하지 않는 낯선 땅에서의 긴장감은 그의 생존 욕구를 자극했고 자연의 웅대함은 그를 푸근한 안식으로 인도했다.

그가 이처럼 여행을 벗삼게 된 시기는 지난 76년.

당시 그는 영국 마하데코레이션사의 사우디 지사에서 해외 파견 근무중이었다. 그 곳에서 그가 맡은 일은 연료운반용 수송탱크 제작에 필요한 원료 조달이었다. 주로 외국에서 원료를 조달해야했기에 그는 유럽 여러나라들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고 이 때 잠깐잠깐의 틈을 타 시작하게 된 것이 여행이다.

20년 넘는 세월 동안 그가 둘러본 나라들은 결코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다.러시아와 스웨덴 인근지역을 제외하고는 거의 전세계 곳곳을 다 둘러봤다고 그는 설명한다.

이 중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이태리 밀라노다. 도시 전체가 영화 장면같은 데다 그가 젊음을 불살랐던 지난 70년대가 생각나 늘 포근해서 좋다고 한다.

가장 인상깊은 곳은 캐나다. 이 곳의 웅대한 자연을 그는 결코 잊을 수 없다.

하지만 그가 진정한 여행지로 꼽는 곳은 케냐와 이집트다. 사람의 손이 타지 않은 듯한 원시림과 남자다운 패기가 있어 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이야기한다. 여행만큼 사람을 여유롭게 하고 살찌우는 것이 없다고.

『여행은 사람의 소중을 일깨워주고 더불어 사는 즐거움을 알게 해줍니다.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거짓말과 편모술수를 일삼는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그는 오는 12월 그가 한번도 방문해본 적이 없는 러시아땅을 밟는다. 여행이라기보다는 사업적 목적이 우선하지만 그에게는 또다른 체험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번에는 또 어떤 삶의 이야기를 묻혀 올 지 자못 궁금해진다.

<김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