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즉석 스티커사진 자판기가 우리 청소년들 사이에 급속히 확산, 제2의 다마고치 열풍을 예고하고 있다.
스티커사진 자판기란 즉석 사진기처럼 2천원을 투입하고 자판기 앞에 서서 유명 연예인 혹은 독특한 캐릭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30초 만에 개성이 톡톡 튀는 개인용 스티거를 만들어주는 자판기로 신세대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스티커자판기가 제2의 다마고치로 불리는 것은 청소년층, 특히 여중고생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세가의 첫 상품인 프린트클럽의 이름을 따 「프리쿠라」로 통하는 이 스티커자판기 시장에 30여개 이상의 업체들이 참여,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하는 치열한 시장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보급경쟁에 힘입어 스티커자판기는 현재 청소년들이 주로 가는 편의점을 비롯해 햄버거집, 학교앞 팬시점, 게임센터, 백화점, 서점, 레코드숍엔 어김없이 들어서 있는데 그 숫자가 4만여대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업체들은 앞으로도 수년간은 스티커자판기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 새 기능을 보강한 신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특히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스티커자판기의 성패가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인기 연예인의 초상권을 확보해 이를 응용한 독창적인 캐릭터를 얼마나 많이 개발해내는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일본 청소년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스티커자판기가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상륙한 것은 지난 95년. 프로토피아가 일본 세가의 프린트클럽을 들여와 「조이클럽」이라는 브랜드로 공급한 것이 청소년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자 이듬해부터 많은 중소 자판기업체들이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스티커자판기가 청소년들에게 본격적으로 어필하기 시작한 것은 올해부터.
유한씨앤티를 비롯해 드림테크, 에스비아이, 경동, 바른손 등 7,8개 업체들이 일본으로부터 스티커자판기를 수입해 경쟁적으로 보급경쟁을 벌이면서 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처럼 스티커자판기가 청소년들로부터 의외로 좋은 반응을 얻자 최근엔 현대전자와 세가의 합작사인 현대세가엔터테인먼트를 필두로 자판기사업을 하고 있는 대기업들도 앞다퉈 이 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까지는 시장수요가 미미하지만 내년에는 1만대 이상의 신규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예상은 2가지 측면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첫째 현대세가를 비롯해 몇몇 업체들이 유승준, 임창정, 안재욱, 김희선 등 청소년들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연예인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속속 개발하고 있어 청소년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스티커자판기가 다른 자판기에 비해 8백만∼1천만원으로 2배 가까이 비싸지만 수익성이 최고 5배 가까이 높은데다가 유지관리 측면에서도 매우 편리하기 때문에 현재 매장업주들이 앞다퉈 스티커자판기에 눈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과는 달리 업계 일각에선 스티커자판기 붐이 한때의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는 최근 정부가 스티커자판기에 대해 특소세를 부과함에 따라 자판기가격이 상승해 수요확대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자판기업계가 이 결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수입업체들이 특소세를 피하기 위해 키트형태로 제품을 들여와 조립함으로써 제품의 안정성이 결여되거나 영세수입상들이 제품만 판매하고 인화지 공급 등 유지관리를 제대로 해주지 않을 경우 소비자나 업주가 이를 외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