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산업도 「불황 그림자」

최근의 경기침체와 기업자금난 심화를 반영하듯 방송산업도 홍역을 치르고 있다.

특히 현재와 같은 경기침체 및 기업자금난 악화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우려돼 다매체 다채널을 기본방향으로 한 한국 방송산업의 조기 활성화가 적지않은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먼저 지난해만 해도 경쟁적으로 진출양상을 나타냈던 위성방송의 경우 기업들의 신규사업 축소 움직임에 따라 추진열기가 시들해진 상태다. 위성방송추진 기업협의회의 경우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참여 회원사가 40여개 기업을 넘었으나 최근에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수가 크게 줄어든 상태이다.

국내 위성방송 참여를 준비해왔던 기업들 중에서 일부 언론사와 10대그룹 산하의 10여개 정도의 기업만이 현재 사업성을 검토하거나 구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30대그룹에 포함된 기업들과 중견그룹들의 대부분이 추진 작업팀의 규모를 축소했으며 위성방송사업 신규 참여계획을 아예 백지화한 기업도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이 위성방송사업을 진행할 경우 손익분기점 도달이 최대 10년, 최소 5년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10대 그룹내 기업들 중에서도 위성방송 참여계획 자체를 축소하는 기업들이 나올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해외위성방송 사업 참여를 추진해왔던 기업들 역시 최근의 환율사태에 따라 모든 검토작업을 중단한 상태이며 아시아 위성방송참여를 추진해왔던 (주)대우 역시 공식적인 사업계획 발표를 다음달 초로 미뤄둔 상태이다.

현대그룹의 경우도 국내위성, 해외위성, 케이블TV, 영상소프트산업 등 개별적으로 추진해왔던 멀티미디어사업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보고 구조조정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민방산업 역시 경기침체에 따라 상당한 변화를 겪고 있는 상태다.

1차민방인 광주방송의 경영권이 작년 말 대주건설에서 나산으로 넘어간데 이어 최근에는 2차민방으로 허가받아 개국한지 한달을 갓 넘긴 청주방송의 경영권이 태일정밀의 경영악화로 2대주주인 두진공영으로 넘어간 상태이다. 이와 함께 1, 2차민방 중 일부 기업들의 경영권이 타업체에 매각될 것이라는 소문이 끊임없이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케이블TV방송 역시 「주인바뀌기」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PP(프로그램 공급사)의 경우 YTN, 마이TV가 새로운 주인을 맞아들였으며 GTV, 다솜방송 등처럼 모기업의 경영이 악화돼 M&A시장에서 매각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기업들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NO(전송망사업자)의 경우도 경기침체에 따라 공기업들과 민간기업들이 신규투자를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케이블TV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한국전력과 한국통신의 투자축소 움직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2차 SO(종합유선방송국)는 물론이고 1차 SO들의 사업확대가 상당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며 케이블TV산업의 또다른 돌파구로 인식됐던 케이블TV망을 이용한 인터넷사업 등 부가통신서비스 역시 당초 계획보다 추진일정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