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반도체 장비.재료 시장 진출 본격화

국내 대기업들이 반도체 장비 및 재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 LG, 아남 등 반도체 생산 대기업과 한화, 두산 등 일반 그룹들은 최근 그룹 차원 또는 계열사를 통해 반도체 장비 및 재료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고 이를 위한 구체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중소업체의 전문 영역으로 특화해온 반도체 장비 및 재료 시장은 대기업 진출로 새로운 변수를 맞게 됐으며 웨이퍼 및 에폭시 몰딩 컴파운드(EMC)와 같이 공급구조가 대기업 계열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품목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항공을 통해 와이어 본더 및 리드프레임 시장에 이미 진출한 삼성은 최근 반도체 테스트용 핸들러와 레이저 마킹시스템을 하나로 연결한 인라인 칩 검사장비를 개발한데 이어 외국 테스터 업체와 공동으로 메모리IC테스터의 자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그룹 차원의 벤처 자금 지원을 통해 자체 개발 인력을 반도체 장비 및 재료 분야의 사내 벤처기업 창업을 적극 장려키로 했다.

현대의 경우 관계사인 성우전자가 최근 국내 최대 리드프레임 생산 공장을 완공,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데 이어 그룹 계열의 현대엘리베이터도 외국업체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첨단 반도체 장비 시장 진출을 이미 공식화한 상태이다. 특히 현대는 안정된 반도체 사업 추진을 위해 웨이퍼 시장 진출도 곧 가시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LG 또한 계열사인 LG금속을 통해 최근 본딩 와이어 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스퍼터링 타깃의 본격적인 국내 생산도 이미 초읽기 들어갔으며 LG화학이 추진중인 반도체용 고순도 약품 및 EMC 제품 개발도 상당 부분 진척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장비 분야에서는 LG산전이 개발한 고속 레이저 마킹시스템을 이미 청주 반도체 생산 라인에 설치 완료하고 이 제품의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최대 리드프레임 생산 업체인 아남반도체기술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아남은 이 회사를 통해 마이크로BGA 및 CSP(Chip Size Package) 등과 같은 차세대 반도체용 기판 개발과 리드프레임 플랜트사업을 대폭 강화하는 동시에 아남산업이 최근 개발한 BGA 솔더볼 범핑장비의 국내 및 해외 시장 공급도 적극 추진중이다.

이와 함께 두산그룹 계열의 두산기계가 국내 반도체 장비 개발 업체인 지니텍과의 기술 제휴로 화학적증착장비(CVD) 및 화학적기계연마장비(CMP)의 국내 생산에 착수했으며 최근까지도 반도체 사업 진출설이 끊이질 않는 한화는 그룹내 「신사업개발실」을 통해 화합물 반도체와 전공정 반도체 장비 시장을 놓고 시장 진출 타당성을 최종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대기업들의 잇따른 장비 및 재료 시장 진출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반도체 장비 및 재료 분야는 고품질 제품에 대응키 위한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므로 자본력 있는 대기업의 진출이 긍적적인 측면도 있지만 관계사별 인하우스 개념의 공급 구조가 지닌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상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