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昌培 프라임산업 전무(테크노마트21 SW 단지조성추진단장)
몇 년 전 국내에서 상영되었던 영화 「쥬라기 공원」이 벌어들인 돈이 우리가 일년간 자동차를 해외에 수출하여 벌어들인 돈과 비슷하다는 보도가 있었다. 소프트웨어 산업의 위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예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21세기 지식집약형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수출부진, 실업률증가, 외환위기로 이어진 현 우리경제 위기에 지적자본과 기술의 집약체인 소프트웨어 산업의 육성은 경제활로를 찾는 시점에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미국 경제가 90년대 들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었던 요인 중의 하나가 중소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 산업의 급성장이었다.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들의 고용규모는 연평균 9.2%의 속도로 늘어나고 있을 정도이며 소프트웨어 산업은 부가가치 창출 규모면에서 자동차산업, 전자사업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기술과 지식집약 산업으로의 구조전환이 시급하다.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소프트웨어 제품을 생산하고 수출해 나가야 한다.
소프트웨어산업, 첨단 정보산업을 육성하는 가장 빠르고 집약적인 방법은 첨단 정보산업 단지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려면 기획과 프로그래밍, 디자인, 판매 등 각 분야에 전문적인 노하우를 가진 업체들이 힘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거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소프트웨어산업은 타산업에 비해 토지개발이나 큰 투자가 없이 가능한 것도 한 이유이다.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해마다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으나, 아직 세계시장의 1% 내외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국내 소프트웨어 사업자의 93%를 차지하는 소프트웨어 관련 중소기업들은 연구개발장비, 전문인력확보, 자금력, 마케팅 능력 등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구나 중소기업들은 「새우와 고래의 싸움」으로 비유되는 대기업과의 경쟁으로 인해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시달리고 있다.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대기업들이 소프트웨어의 모든 분야를 자체개발하고 공급하는 무차별적인 경영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열악한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산업 육성과 관련한 여러가지 정책 중 소프트웨어 진흥구역 지정을 통한 소프트웨어 업체에의 지원강화는 고무적인 일이다.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정부의 지원에 목말라 한다.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벤처기업 육성차원에서 지원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정부의 발표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최근 정보통신부는 기술개발, 인력양성, 산업기반구축 등 소프트웨어 산업의 기반구축을 위해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와 설비 및 정보가 집중된 빌딩이나 일정지역을 「소프트웨어 진흥구역」으로 지정해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에 대한 설비 및 자금지원 등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진흥구역에 입주한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공동입주에 따른 입주자금 및 공동연구개발 설비지원 및 운영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 육성만으로 소프트웨어산업 전체가 경쟁력를 확보하기는 어렵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상호경쟁관계가 아닌 협력시스템을 구축하여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도 소프트웨어 산업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거시적인 차원에서 정부, 학계, 연구소,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을 수립, 추진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