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승인(Certification)기관이나 전문 규격시험기관을 이용하지 않고 제조자의 자체 랩에서 실시한 시험성적서를 토대로 승인서를 발급하는 이른바 「제조자 랩 인증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7일 관련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FCC, UL(미국), CSA(캐나다)에 이어 제조자 랩 인증제도가 VDE(독일), NEMKO(노르웨이), SEMKO(스웨덴) 등 다른 유력 인증기관들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
이는 제조자의 자체 랩이 일정 수준 이상에 오를 경우 제조자 시험성적을 평가, 승인을 내리는 것이 합리적인 데다 세계적으로 규격인증기관이 난립, 경쟁이 심화되면서 고객서비스를 개선, 더 많은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수출을 위해 해당국의 주요 규격을 취득하려는 국내 전기, 전자업체들의 경우 자체 시험소에 대한 인정을 받으면 과거처럼 일일이 시료를 보내 시험과 승인을 거치지 않고도 자체 시험이 가능해져 상당한 시간 및 비용절감이 기대된다.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규격기관으로 특히 동유럽에서 지명도가 높은 NEMKO는 자체 제조자 랩 인증제인 「TBM(Test By Manufacturer)」 프로그램을 근간으로 최근 국내 합작처인 넴코KES를 통해 이 제도를 본격 시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정용 전기용품과 전자부품규격에 관한한 세계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는 독일 VDE 역시 그동안의 폐쇄적인 승인정책에서 벗어나 최근 일반 수동부품에 한해 제조업체들의 시험소를 평가, 기준치를 넘을 경우 인정해주는 제조자 랩 인증제를 도입했다.
또한 스웨덴의 대표적인 규격인증기관인 SEMKO도 제조자 랩 인증제를 도입함으로써 관련 제조업체들은 이 기관으로부터 테스트시스템을 공인받을 경우 자체적인 시험이 가능케 됐다. 이밖에 FCC가 이미 오래 전부터 FCC등록업체에 한해 자체시험을 인정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UL(TCP:Total Certification Program), CSA(CCP:Category Certification Program) 등도 자체 제조자 랩 인증제를 마련, 시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승인과 시험이 분리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인 점을 감안할 때 현재 제조자 랩이 인정되지 않고 있는 나머지 국가 및 규격인증기관들도 멀지않아 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