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1년 2백90억달러의 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디지털시그널프로세서(DSP)분야에 대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 LG, 현대, 아남 등 국내 반도체 4사들은 DSP를 단품으로써의 시장성뿐만 아니라 시스템 IC의 궁극적인 목표인 「시스템 온 칩」으로 진화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기술로 인식하고 DSP 개발 및 영업에 집중적인 투자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94년 자체 DSP코어인 「SSP1601」을 개발, DSP시장에 참여했던 삼성전자는 최근까지 팩스제어용 칩, 사운드 신디사이저 칩 등 7개 상용제품을 발표했다. 또 최근에는 특정용도 DSP사업품목을 디지털 오디오, HDD 제어용 칩 등으로 사업분야를 확대하는 한편 DSP 개발 툴의 자체 개발 등 기반기술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디지털 오디오 기술이 차세대 TV와 오디오를 비롯, DVD플레이어 등 응용범위가 넓어 시장전망이 높다고 보고 현재 스피커 2개로도 서라운드 입체 음향을 재현할 수 있는 버추얼 사운드 프로세서용 DSP를 개발, 조만간 시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측은 DSP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멀티 프로세서 설계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잇는데 현재 4개의 DSP와 1개의 RISC 컨트롤러를 결합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년전부터 DSP사업을 추진해온 LG반도체는 현재 비디오 카메라용 영상처리 칩, 디지털 TV용 오디오 칩, DVD서보 칩, 팩스모뎀 칩, 음성인식 칩을 1년전부터 차례로 선보이고 있다. 또 국내 처음으로 명령어 축약형(RISC) 프로세서에 디지털시그널프로세서(DSP)를 내장한 32비트 미디어프로세서를 연초에 개발한데 이어 올해 말까지 60MIPS의 데이터 처리속도를 갖는 16비트 프로그래머블 DSP를 개발할 계획이다. LG측은 이 제품이 출시될 경우 범용 프로그래머블 DSP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위해 개발 소프트웨어와 에뮬레이터 등 범용 프로그래머블 DSP 개발환경 구축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전자는 시스템IC 연구소 코어설계실이 주관으로 지난해 6월부터 DSPG로부터 「OAK」코어를 라이센스받아 DSP제품 개발을 진행중이다. 현대전자는 0.6미크론 공정으로 설계된 이 코어를 0.35미크론 공정으로 설계를 변경, 기존 40MIPS의 데이터 처리속도를 60MIPS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60MIPS까지 처리속도가 개선될 경우, 본래 용도인 음성인식 및 음성압축용뿐만 아니라 디지털 셀룰러폰이나 팩스모뎀분야에도 응용이 가능해 마케팅에 따라 시장전망도 밝을 것으로 현대전자측은 판단하고 있다.
아남산업은 DSP분야 세계 최대업체인 TI사와의 합작으로 내년부터 정보통신 및 멀티미디어 제품에 응용될 수 있는 32비트 DSP를 생산할 예정이다. 아남측은 이 제품이 처리속도가 1백∼2백MIPS이상인 고급제품이 될것이라고 밝히며 오는 99년부터는 자체 영업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또 제조공정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DSP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자체 DSP 설계기술을 보유, 설계부터 칩 제조까지 토탈솔루션을 제공하는 형태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한편 DSP관련 전문조사기관인 포워드 컨셉사의 최근 자료에 의하면 올해 DSP전체 시장규모는 85억달러로 추정되며 앞으로 연 평균 39%의 고성장률을 기록, 오는 2001년에는 2백90억달러의 거대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유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