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시장이 내년에는 패키지 수요만도 2천억원을 넘어서 소프트웨어(SW)공급 및 시스템구축 분야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SAP코리아, 한국오라클, 바안코리아, 한국기업전산원, 영림원 등 20개사에 이르는 국내외 ERP패키지 공급, 개발 업체들은 최근 극심한 경기침체로 경영합리화를 요구하는 기업환경과 올초부터 불기 시작한 ERP도입 열풍을 반영, 내년도 시장규모가 중반기부터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다각적인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들 기업은 올해 영업활동을 불과 1개월여 남겨 놓은 시점에서 내년 시장을 겨냥해 웹, 데이터웨어하우징, 생산정보관리(PDM), 전자데이터교환(EDI) 등 최신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을 소개하거나 마케팅 전략 재편해 인력 보강, 컨설팅방식 차별화, 협력사와의 유대강화등을 통해 치열한 시장확보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외국기업들은 영업대상을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으로까지 확대하는 새로운 마케팅전략을 수립해 반대로 영업대상을 중견기업으로 확대하려는 국내 ERP업체들과의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ERP기업들도 이러한 외국기업의 공세에 대비해 기존 중소기업 위주의 제품을 중견기업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기능을 부가하고 프로세스개선 위주의 시스템 구축전략 등을 수립, 외국패키지 구축업체와의 격돌에 대비하고 있다.
세계 1위의 ERP패키지인 「R/3」를 공급하고 있는 SAP코리아(대표 최해원)는 내년도 매출규모를 올해의 두배이상인 4백억원으로 설정하고 마케팅 강화 및 고객지원 체제를 정비해 내년 상반기중 내놓을 신제품으로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까지 공략할 계획이다.
한국오라클(대표 강병제)은 내년부터 산업별, 업종별로 차별화한 ERP애플리케이션 공급전략을 새로 수립하고 고객들이 자사 애플리케이션 기술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바안코리아(대표 강동관)는 내년 상반기까지 전문 기술인력을 대거 확보하는 한편 이달부터 이에 대비한 컨설팅회사 및 시스템통합(SI)업체들에 대한 교육에 들어갔으며 내년 상반기중에 ERP연구센터를 설립, 국산화 및 기술지원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한국QAD(대표 이종호)는 설치가 쉽고 구축경험이 많은 장점을 살려 협력사인 대우정보시스템, CSG 등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고객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국SSA(대표 김대롱)는 내년부터 대상업체를 다국적기업 고객, 기존 고객, 대기업, 중견기업으로 세분해 공략하는 새로운 마케팅전략을 수립하고 대형 고객의 경우 본사가 직접 지원하는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세계상위 ERP업체중 하나인 미국 피플소프트도 곧 국내진출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외국기업에 맞서 독자적인 중소기업형 ERP를 내놓고 있는 국내기업들은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ERP시장의 일부와 2백억원으로 추정되는 중소기업대상의 ERP시장에서 치열한 쟁탈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기업전산원(대표 김길웅)은 웹, 데이터웨어하우징 등의 다양한 기능을 부가한 제품과 「인프라 ERP」를 통해 국내기업의 인트라넷 환경을 지원키로 하고 영업대상을 연간 매출 1천억원이상인 중견기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하이네트(대표 김현봉)는 영업대상을 매출 1천억원이하의 기업에 두되, 새로운 관계형데이터베이스(RDB)를 접목하고 품질, 원가, 고정자산 관리, 수출입, 회계 모듈을 부가한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영림원(대표 권영범)과 KTT컨설팅(이형우)도 올 하반기 이후 생산자원계획(MRP)패키지 개념을 ERP기술로 전환한 신제품을 내놓고 컨설팅 협력사 확대 및 마케팅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재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