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산업, 가전용 PCB생산 「옹골찬 고집」

국내 PCB산업의 효시이자 가전용 전문업체인 대덕산업이 「가전용 PCB도 하기나름」이라며 구조조정을 거부하고 올곧게 가전용에만 매달리고 있어 이채를 띠고 있다.

대부분의 PCB업체들은 가전용 PCB의 수요격감과 가격하락 때문에 급성장에 제동이 걸렸을 뿐 아니라 「채산성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따라서 업체들은 가전용 PCB의 생산을 최대한 줄이는 대신 산업용 PCB의 생산을 늘리는 구조조정을 단행해야만 했다. LG전자,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등은 이미 가전용 PCB의 비중을 30%에서 20%로 떨어뜨렸으며 특히 LG전자는 가전용 단면PCB 사업을 포기하느냐 마느냐로 고심하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대덕산업은 가전용 PCB가 사양품목이라는 동종업계의 상식을 과감히 거부한다. 대덕산업의 주장은 명쾌하다. 『국내 가전산업이 위축되고 있다고 해서 가전산업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세계는 넓고 가전수요는 충분하다』라는 것.

대덕산업은 오히려 남들이 매력을 잃고 다 떠나고 나면 크나큰 가전용 PCB시장을 독식할 수 있단다.

가전용 PCB가 저부가품목이라 매력이 떨어지고 갈수록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업체들의 저가품목에 밀려 경쟁력을 잃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저가, 저품질 제품에서도 생산성향상과 품질우위로 경쟁력 우위를 지켜나갈 수 있다는 것이 대덕산업의 판단이다.

대덕산업은 이미 안산공장의 설비자동화 작업을 성공리에 마쳤으며 1백ppm도 완수하는 등 생산성과 품질향상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때문인지 대덕산업은 국내 동종업체들의 가전용 PCB의 매출이 크게 줄어든 올해에도 10% 이상의 매출증가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가전용 PCB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평균 10%정도 하락했음에도 지난해 못지 않은 당기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덕산업은 국내시장의 위축에 대응, 세계시장 공략에도 나서 올해에는 전체매출의 30%를 직수출할 전망이며 향후 세계무대를 평정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미 가전용 PCB분야에서는 일본의 CMK에 이어 세계 2위 업체로 발돋움한 대덕산업은 장차 가전용 PCB분야에서 세계정상에 올라선다는 포부다.

남들이 다 사업성이 없다고 치부하고 떠난다 하더라도 잘만하면 얼마든지 돈을 벌 수 있다는 대덕산업만의 옹골찬 고집과 경영철학이 배어있는 말이다.

한 우물만 파겠다는 대덕산업의 전략이 앞으로도 계속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알겠지만 산업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한 곳에서 뿌리를 내리며 홀로서기를 해나가는 자세만은 국내업체들이 본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