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대리점, 탈불황 「판촉 이벤트」

일선 가전대리점들이 최근 불황에 따른 판매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자구노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가전3사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다른 유통업체들에 비해 다소 원만한 영업을 벌여온 일선 가전대리점들은 최근 IMF구제금융신청 등 급격한 경제환경 악화로 소비자 구매심리가 위축되면서 각종 제품 판매부진이 심화됨에 따라 전자제품 구매촉진을 위해 외산 및 타사 소형 가전제품, PCS 등 취급품목 다양화를 추진하는가 하면 구형제품 할인 및 경매판매 등 나름대로 특색있는 이벤트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판매부진에 시달려온 가전3사 대리점은 최근 들어 고객의 다양한 제품 구매요구에 부응, 그동안 타사 제품을 전혀 취급하지 않았던 관례를 깨고 본사에서 공급하지 않는 소형제품과 외산 제품을 취급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실제로 LG전자의 초대형 매장인 하이프라자를 비롯 서대문구 P대리점, 인천 C대리점, 삼성전자의 목동 J대리점 등은 필립스, 캐논, 브라운, 히타치, 산요 등에서 생산하는 면도기, 다리미 등의 취급에 나섰으며 현재 국내에서 판매가 늘고 있는 PCS와 현대전자 등의 카메라 판매에도 나서고 있다.

업계관계자에 한 관계자는 『현재 LG전자와 삼성전자의 대리점 가운데 외산제품이나 타사 제품을 취급하는 대리점이 전체의 30%를 넘어서고 있다』며 『현재 가전업체들이 국내에서 생산하지 않는 제품에 한해 다양한 고객 요구에 맞춰 제품취급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외산 및 PCS를 취급하는 대리점이 폭발적으로 늘어 올해 이들 매장이 전체의 절반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취급품목 다양화와 함께 다양한 이벤트 개발로 불황의 파고를 넘는 대리점들도 속속 늘고 있다.

서대문에 있는 LG전자 Y대리점의 경우 대리점 전 고객을 대상으로 방문횟수, 구매액 등 각종 정보를 자세하게 입력해놓았다가 VIP 고객에게는 보증없이 신용판매를 하고 있으며 북인천영업소 소속 J대리점의 경우는 내방고객에 대한 친절도를 높이기 위해 점원들을 대상으로 접객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다.

부산의 삼성전자 J대리점은 일정기간동안 지역주민에게 식기세척기를 대여해 고객유치를 꾀하고 있으며 안양 P대리점의 경우는 매장 앞에다 냉장고를 설치, 제품시연회를 개최하면서 매장 방문고객에게 시원한 맥주를 한잔씩 대접하고 있다.

대구의 대우전자 한 대리점은 재고처분을 위해 그동안 판매하던 구형 전자제품과 전시제품을 경매에 부쳐 판매하는 판촉행사를 실시하는 등 일선 대리점들이 본사 판촉행사와 별도로 지역특성에 맞는 다양한 이벤트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고객마음 사로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가전업체들이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사업조정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전대리점들이 예전처럼 본사의 지원만 기대해서는 자생력을 키울 수 없다』며 『앞으로 대리점 나름대로 다양한 고객유인 전략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