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正大 현대정보기술 공공사업부 수석
최근 대선을 앞두고 정보통신사업에 대한 정부의 정보화정책이 가시화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을 겨냥한 대형 공공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또한 민간단체의 정보통신분야에 대한 투자가 경기침체를 반영해 극히 저조한 가운데 대규모공공사업 프로젝트의 발주가 임박해 있다. 이는 연말 공공부문 시스템통합(SI)시장의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가운데 SI업계는 현재 추진중이거나 예정으로 되어 있는 대형 공공사업 프로젝트들이 당초 예정대로 시행될지에 대해 불확신 속에 우려를 증폭시켜 가고 있는 실정이다.
공공사업(지역 정보화사업)의 실태 및 문제점을 살펴보면 우선 대선을 앞둔 현황에서 최근 사회간접자본(SOC)사업을 포함한 지리정보시스템(GIS)분야에서도 기존 예산안이 슬그머니 자취를 감춰버리는 것 같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또한 사업추진체제 자체도 문제점을 안고 있다. 각 기관이 종전과는 달리 각기 독자적 관련예산을 책정해 놓고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할 상황이므로 대부분 초기 단계에서 예산을 과다설정해 놓고 재경원으로부터 최대한 예산을 따내는 데만 급급해 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따내는 예산의 규모에 따라 각종 GIS프로젝트들의 전체적 추진일정 및 세부방향, 구체적 전략 등이 좌지우지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예고 없는 예산삭감이 단행되면 발주처가 프로젝트 자체를 축소하거나 무리하게 당초 설계대로 밀고 나가는 두 가지 형태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예산은 삭감되고 계획은 기존대로 방대하다 보니 결과적인 피해는 수주업체에 돌아가고 더 나아가서는 국가적 손실까지 초래하게 된다. 이는 마치 경부고속도록 구축 초기단계의 불완전성이 후에 더 큰 비용을 지불하도록 만든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공공기관의 최저가 공개입찰 방식의 프로젝트 발주는 기술 우위업체보다 최저가를 제시한 업체에 사업권이 돌아가게 되어 있어 월등한 사업수행 능력을 보유한 업체가 배제되는 등 비상식적인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종합프로젝트인 GIS사업의 부실화뿐만 아니라 시스템 구축 이후의 부대비용 증가, 업계의 수익성 감소 등의 부작용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는 조만간 정부가 주관하는 대형 공공프로젝트에서 줄줄이 나타날 지속적인 폐해로 등장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결국 국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가져오는 경제적 낭비를 초래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정책의 체계 자체가 미비하고 빈약할 뿐만 아니라 조령모개식의 정책수행이라는 일관성 결여에서도 찾을 수 있다. 또한 공무원들의 전문성 결여 자체도 이러한 무리수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과거의 사례처럼 지역정보화 프로젝트를 단일기관 중심의 일과성 프로젝트로 취급할 것이 아니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DB화를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기반의 전산망 프로젝트를 국책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차원의 정보화가 아닌 정부부처와 산하단체 또는 민간단체 사이의 대규모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을 권장해 구축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특히 덤핑입찰에 따른 부실시공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입찰방식을 개편, 구매제도를 개선하고 무엇보다도 가격보다는 기술력을 우선시하는 구매관행을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