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믹스 유니버설 서버」의 부진으로 극심한 침체상태에 빠져 있는 미국 인포믹스사가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DBMS) 제품군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이번 조치는 올 7월 「인포믹스 재건」의 책무를 맡은 로버트 보브 피노키오 신임회장이 취임 3개월여 만에 내놓은 첫 회생책. 이와 관련해 피노키오 회장은 2일 방한해 「새로운 인포믹스 건설」이라는 주제하에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새로운 제품정책에 대해 직접 설명한다.
이번 조치는 인포믹스가 DBMS 시장구도 개편이라는 야심하에 전력 투구했던 객체지향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ORDBMS)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이같은 마케팅전략에서 탈피, 기존 RDBMS에 무게중심을 다시 두면서 고객의 반응을 주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인포믹스의 새로운 제품정책은 그동안 기능별로 특화돼 나뉘어 있던 자사의 4가지 DBMS제품을 하나로 통합해 단일제품화하는 것. 관계형 DBMS인 「온라인 다이내믹 서버(ODS)」와 병렬DBMS인 「인포믹스 XPS」, 객체관계(OR) DBMS인 「일러스트라」와 「인포믹스 유니버설 서버(IUS)」 등 4개의 제품이 「인포믹스 다이내믹 서버(IDS)」라는 새로운 이름의 단일제품으로 통합된다.
이와 함께 인포믹스는 각각의 DBMS에서 특화돼 제공됐던 병렬 및 객체, 웹 지원기능 등을 IDS에 연결되는 옵션제품으로 재구성한다고 밝혔다. 인포믹스는 특히 『그동안 번들로 제공되던 데이터블레이드 등 일부기능을 DBMS에서 분리함으로써 탄력적인 가격정책 구사가 가능해졌다』며 『이로 인해 사용자들이 가격인하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객체 및 멀티미디어기능이 그다지 필요치 않은 사용자들이 지불해야 했던 불필요한 가격부담을 덜어냈다는 것이다.
이같은 인포믹스의 제품전략 변경은 스스로 밝힌 것처럼 특단의 조치로 받아들여지며, 침제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라는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 조치에서 나타난 것은 인포믹스 침체의 근본원인이었던 ORDBMS의 대대적인 전략수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ORDBMS에 집중했던 전략을 벗어버리고 다시 RDBMS중심으로 선회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기존의 제품중 RDBMS인 「ODS」를 기반으로 제품을 단일화하고 객체지향 기능을 옵션으로 제공키로 한 데에서 엿볼 수 있다. 즉 전면에 내세웠던 ORDBMS를 거둬들여 RDBMS의 측면지원 기능으로 위치를 부여하고, ORDBMS시장이 성숙하기를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인포믹스가 DB서버 구성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단 한번에 작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통API를 제공하면서 앞으로 고성능 온라인 트랜잭션 처리(OLTP), 데이터웨어하우징, 웹,콘텐츠 관리 및 분산형 엔터프라이즈 등 4가지 시장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데서도 알 수 있듯이 ORDBMS주도의 마케팅전략이 대폭 수정된다는 것을 예상케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인포믹스 유니버설 서버」의 부진으로 인해 매출호조를 보이던 ODS판매까지 주춤해지며 최악의 경영상태를 불러일으킨 것에 대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진다. 또 4가지로 제품이 나뉘어 초래됐던 전력분산을 하나로 통일해 난국을 돌파하려는 집중화전략의 일환으로도 분석된다.
미국 인포믹스는 올들어 1, 4와 2, 4분기에 이어 지난 9월 28일자로 끝난 3분기에서도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했으며 3분기에만 순손실이 1억달러에 이르는 등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인포믹스의 이번 제품정책의 변화가 과연 인포믹스 재건의 돌파구를 마련해줄 수 있을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일단은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점에서 관련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