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평] 더스티 스프링필드,「Goin’ Back」

30대가 넘은 이들,그 중에서도 팝에 아주 관심이 있는 이가 아니고서는 더스티 스프링필드가 누군지 잘 모를 것이다. 남자인지,여자인지,밴드인지,솔로 뮤지션인지조차 잘 모를 정도로 인지도가 낮은 편이지만 그녀의 히트곡중 하나는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최근 팝 팬들이 자주 접한 곡이라면 영화 「접속」의 사운드트랙에 수록된 「The Look of Love」를 들 수 있다.

그러나 스프링필드는 60년대의 영국 팝뮤직사에서 결코 빠뜨릴 수 없는 주요 인물이다. 특히나 비틀즈나 롤링 스톤즈 같은 록밴드들이 영국 음악을 대표하던 시절에 당당히 그들과 한 무대에 서기도 하는 등 희소가치가 높은 여성 뮤지션이다. 솔로 데뷔 이전에는 오빠와 그 친구가 모여 만든 스프링필즈라는 팀에서 노래를 하기도 했고, 팝적인 성향이 강하지만 록과 재즈 등에 두루 능한 등 스프링필드는 그야말로 60년대 영국 팝계에 있어 독보적인 여가수였다.

세월이 좀 지난 다음에는 후배 뮤지션들이 그녀의 음악을 리메이크해서 많이 알려지기도 했는데 그만큼 60년대에 그녀의 히트곡이 많이 양산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영국 여가수들이 영향받은 선배 여가수로 흔히 그녀를 들먹였는데 아무래도 신세대 여가수들은 그녀에 대해 상대적으로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런데 한국에서 그녀의 히트곡 모음집, 또는 음악 일대기라고 할 수 있는 음반이 출시되어 눈길을 끈다. 영화 「접속」의 인기에 편승한 기획이긴 하지만 스프링필드의 음악을 한꺼번에 들을 수 있어 반갑기도 하다.

우선 첫곡으로 올라온 「Wishin’ and Hopin」는 올 여름 미국에서 히트한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 「마이 베스트 프렌즈 웨딩」의 주제곡으로도 쓰여 다시 시선을 모았다. 여러 가수들의 다른 버전으로 라디오 프로그램의 흘러간 팝송 시간에 심심치 않게 흘러 나오곤 하는 「You Don’t Have To Say You Love Me」,팝과 가벼운 터치의 록이 혼재된 「Son of a Preacherman」,70년대 10대의 우상이던 베이시티 롤러스의 리메이크로 크게 인기를 모았던 「I Only Wanna Be With You」,미셸 르그랑의 경음악 연주로도 유명한 「Windmills of Your Mind」,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80년대 영국 테크노의 거두 펫 샵 보이즈와 함께 입을 맞춘 「What Have I Done To Deserve This」등이 일목요연하게 한 앨범 안에 정리되어 있다.

지금의 기준으로 들으면 좀 촌스러울 정도로 장식이 없지만 소박한 사운드와 음색을 그리워하는 이들이라면 필히 들어볼 만하다.

<박미아·팝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