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유수의 산전업체들이 국내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대규모 공장을 설립하거나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어 국내 산전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BB를 비롯 랜디스기어코리아, 한국슈나이더, 한국피셔로즈마운트, 한국옴론 등 외국계 산전업체들은 오는 99년 산전 관련기기의 수입처다변화 해제 및 정부 조달시장의 완전 개방에 앞서 국내시장 선점을 위해 국내 현지생산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영업망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인 ABB사는 국내 시장개방에 앞서 내수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총 6천9백만달러를 투입, 천안 외국인 전용공단에 1만7천6백여평 규모의 중전기기 생산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건립중인 ABB사 천안공장은 유럽산 설비체제를 갖추고 유럽기준에 따른 고부가 제품을 생산, 독자시장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초기에는 ABB 부품의 조립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국내시장 잠식에 주력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동남아 진출거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ABB 천안공장에서는 산업, 발전용 자동제어장치 및 전력변환장치, 로봇시스템, 대기오염물질 처리장치,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배전기자재 등을 생산해 오는 2001년에는 2천억원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 아래 영업망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랜디스기어코리아의 경우 안양연구소의 인력을 대폭 증강하고 서울을 비롯, 5대 광역시에 포진해 있는 서비스 지역본부의 기능을 강화해 한국지사를 아시아 지역본부로 육성한다는 전략 아래 내년부터는 해외 프로젝트사업에도 참여, 올해 매출 3백8억원에 이어 내년에는 46.1% 신장시킨 4백50억원을 잡아놓고 있다.
독일계 회사인 한국슈나이더사는 지난해 4백억원의 매출을 오는 2000년에는 4배에 가까운 1천5백억원으로 신장시킨다는 계획 아래 영업인력을 매년 배가시켜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춰나가기로 했다.
이밖에 다국적기업인 씨멘스는 한국에서 각종 부품을 현지 조달하는 한편 서비스력을 강화해 한국에 기여하는 업체로의 이미지 전환을 꾀하고 있으며, 한국옴론은 가격경쟁력을 갖춘 제품은 국내에서 생산, 판매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은 직수입하는 체제로 전환시켰다.
이같이 외국계 다국적기업들이 대규모 현지 직접투자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어 범용제품의 경우 한국업체와의 경쟁이 불가피해졌을 뿐 아니라 기존 업체의 인력 및 기술정보가 대거 유출될 것으로 보여 향후 국내 업체들이 나아갈 고부가가치 산업의 기술개발에 막대한 차질을 가져올 것을 예상된다.
<원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