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대표 유채준)이 올해 수출 5억달러를 달성한 것은 오랜 투자의 성과다. 「제법 보수적」으로 평가되는 기업문화 속에서 21세기에 대비하기 위해 나름대로 사업다각화를 활발히 하고 중국과 인도 등 해외시장을 공략한 결과다.
지난 1955년 「전선 보국」의 기치를 내걸며 설립된 이 회사는 국내 최초로 현대식 전선 제조설비를 갖추고 그동안 국가 기간산업의 일익을 담당하면서 수출산업화에 주력했다. 90년대 들어 수출에 집중하기 시작한 이 회사는 94년 이후 회사 전체 매출액 가운데 수출비중이 30%를 넘어서게 됐으며 지난해에는 39.4%, 올 상반기에는 42.7%에 도달, 해외시장에서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해외 직접 투자의 경우 중국과 인도에 각각 2개, 1개의 현지법인을 설립, 운영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홍콩 등 각국에 지사를 개설해 해외의 전력, 통신 케이블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인도의 TDT코퍼사는 대한전선(지분율 63.5%)과 일본 토멘사와 인도 델톤케이블 등 3사가 합작해 설립한 것으로, 가동 6개월만에 인도 시장의 20%를 점유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 회사가 이처럼 해외에서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과감한 시설투자 때문이다. 현지 공장에 세계 최고수준의 미국 사우스와이어사 SCR설비를 도입해 설치하는 한편 「청결=품질」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고품질의 동롯드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대한전선은 향후 해외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더할 계획인데,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전력 및 통신케이블 사업을 기반으로 초고압전력 부문과 정보통신부문, 그리고 소재부문을 집중 육성해 종합메이커로 발돋움, 오는 2000년대에는 매출 2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를위해 지난해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VCV타워 2기와 초고압케이블 전용공장을 준공했으며 광통신케이블 생산시설을 확충한 바 있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