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게임대상 97년 결산] 국내시장 현황과 전망

국내 컴퓨터 게임시장은 80년대 초반 외산제품의 국내시장 진입으로 출발, 매년 3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올해에는 5천억원 이상의 큰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시장의 70% 이상은 아케이드(전자오락실)용 게임이 차지하고 있으나 점차 가정용 게임기와 PC용 게임의 비중이 증가되는 추세이다.

아케이드 게임의 경우 시장규모는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나 기술력은 상당히 뒤처져 있는 형편이다.

지난 93년 일부 업체를 통해 2차원 아케이드 게임이 개발되기도 했으나 3차원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바탕으로 한 일본의 3차원 아케이드 게임과 「새턴」, 「플레이스테이션」 등과 같은 가정용 게임기의 등장으로 더 이상 기술발전을 이루지 못하는 등 외국업체에 시장을 고스란히 내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60여개로 추정되고 있는 국내 아케이드 게임 개발업체 중 30% 가량은 수입게임의 한글화작업을 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의 심의 및 점검기록에 의하면 자체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업체는 프로그램 개발사 35개, 기계식 게임기 업체 6개 등 40여 군데에 불과한 것으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영상오락물제작자협회가 추산한 이들 업체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10%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나마 경품 제공 게임기, 체련용 게임기 등 기계식 게임기가 주종을 이루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스템 공학연구소의 김동현 박사는 『현재 국내 게임업체의 기술력으로는 3차원 아케이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여서 이러한 상황이 1,2년 지속된다면 국내 게임시장은 일본의 3차원 아케이드 게임과 가정용 게임기에 의해 완전 장악될 것』이라며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아래 업체들이 공동으로 64비트급 이상의 가정용 게임기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PC게임이나 네트워크 시장은 나름대로 좋은 성과를 올리면서 경쟁력을 점차 갖추어 나가고 있다.

PC용 게임시장은 지난 93년 이후 상당한 수준의 질적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수요층도 청소년에서 대학생, 직장인 등 성인층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들어 국내 게임개발 수준이 상당히 높아져 3차원 그래픽, 3차원 폴리곤으로 처리된 캐리터 등을 내장한 첨단 게임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같은 기술 발전에 힙입어 지난 9월 문화체육부의 지원 아래 영국에서 개최된 유럽컴퓨터무역전시회(ECTS)에 국내 업체들이 대거 참가, 상당한 수출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한국PC게임 개발자협회의 홍동희 회장은 『올 한해를 「수출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 준 해」로 명명해도 무난할 정도로 수출상담이 활발히 이루어 졌다』고 평가한다.

이같은 PC용 게임의 기술축적과 활발한 움직임에도 불구 국내 PC용 게임시장은 아직도 전근대적인 유통망 체계와 대형 유통업체 및 게임 전문 유통업체의 잇달은 부도로 정체성을 면치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책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네트워크 게임시장의 경우 아직 시장형성이 완벽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았으나 신생업체들의 대거 등장과 함께 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웹 게임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네트워크 게임업체들은 『관련기술의 발달과 높은 이용률에도 불구,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네트워크 서비스 회사에 회선 사용료로 지불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통신요금정책의 개선을 요구한다.

게임시장을 전세계적으로 살펴볼 때 아케이드 및 가정용 게임기 시장은 일본이, PC용 게임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아케이드와 가정용이라는 종래의 구분이 첨차 애매해 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 세계각국의 기업들은 게임산업을 멀티미디어 산업의 주력업종으로 선정하는 등 주도권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시장선점을 위한 표준화활동 및 업체간 전략적 제휴관계를 통한 시장지배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같은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국내 게임산업도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정책과 업체간 협력방안 및 유통시장의 구조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높다.

게임산업의 주관부서인 문화체육부도 게임산업을 멀티미디어시대의 첨단 영상산업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이를 21세기 전략문화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민간 창의력 제고와 전문인력 확충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