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협상단이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입선다변화제도 조기 폐지 요구를 받아들일 것으로 알려지자 주무부처인 통상산업부와 전자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통상산업부는 3일 오전 정부협상단이 IMF의 수입선다변화제도 조기 폐지 요구를 받아들였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수입선다변화제 폐지 문제는 99년 말까지 2년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당초 입장을 재정경제원에 전달했었다』며 협상 결과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통산부 관계자는 또 『IMF와의 협상에서 수입선 다변화제도의 조기 폐지가 결정되더라도 통산부는 이에 대한 불합리성을 계속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업계도 IMF가 긴급자금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수입선다변화제도 폐지 요구를 정부가 전격 수용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에대해 크게 반발하면서도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가전3사를 중심으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그러나 수입선다변화제도가 오는 99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해제될 것으로 보고 이에 나름대로 대비해왔기 때문에 고급 가전시장을 중심으로 충격이 크기는 하겠지만 치명타를 입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일단 수입선 다변화제도가 조기해제 될 경우 국내시장에서 국내업체들과 일본업체들이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일 품목은 25인치 이상 대형 TV분야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전기밥솥과 캠코더로 대표되는 소형가전시장의 경우 현재 미주와 유럽제품들이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만큼 외산 가전사들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국내업체는 큰 피해를 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업계는 일본의 유통업계 진출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이 전자제품의 왕국인 만큼 기술력이 우리 기업들보다 평균 6개월에서 1년정도 앞서 있는데다 일본 유통업체들은 최근 6개월정도 지난 제품이면 무조건 가격파괴를 시도, 싼값에 판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 경우 국산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산전업계도 수치제어식 수평선반, 밀링머신, 머시닝센터 등 일본제품과의 경쟁에서 뒤떨어지는 품목이 수입선다변화대상에서 조기 제외될 경우 내수시장을 잠식 당할 것으로 보고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와함께 현재 수입선다변화품목이라도 핵심부품이나 소재는 일본에서 공급받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다변화 해제 이후에는 일본측이 핵심부품이나 소재의 공급, 기술이전을 중단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병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