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 98년 전자산업 경기전망 세미나

한국전자산업진흥회(회장 구자학)가 주최하고 본사 후원으로 3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98년도 전자산업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전자산업진흥회를 비롯해 가전, 컴퓨터, 통신, 반도체, 전자부품 등 6개 분야 전문가들은 내년 국내 전자산업이 세계 전자시장의 성장과 환율급등 등의 호재에 힘입어 수출이 크게 늘어나는 대신 내수는 IMF의 구제금융 지원여파로 크게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발표된 전자산업의 부문별 내년도 전망을 요약 소개한다.

<편집자>

<전자산업 동향과 전망>-전자산업진흥회 박재인 상무

지난 9월 말까지의 전자산업 동향을 살펴보면 수출은 반도체 및 정보통신기기의 호조에 힘입어 3백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 지난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반전했으며 시판도 이동통신기기의 특수로 13.3% 늘어난 8조7천5백40억원을 기록했다. 생산과 수입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8%와 10.4% 늘어난 40조2천8백억원, 2백20억9백만달러로 조사돼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내 전자산업은 올해를 기점으로 회복기에 들어섰고 특히 IMF 구제금융 지원영향으로 환율이 급등하고 자금이 긴축되는 등 산적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안정적인 성장을 구가할 전망이다. 물론 D램 반도체와 자기테이프, 모니터 등 주력 상품의 수출단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은 내년도 경기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그러나 세계 전자시장이 정보화의 확산으로 고성장을 지속하는 등 긍정적인 요인도 적지 않다. 원화의 평가절하는 수출경쟁력을 높여줄 것이고 LCD, CDMA 등 첨단제품 시장은 고성장을 거듭할 것이다.

내년도 국내 전자산업은 수요 측면에서 수출여건이 다소 개선될 것이나 내수는 여전히 불황이 심화될 전망이다. 생산은 내수부진의 영향으로 소폭 늘어나는데 그치고 수입도 둔화되는 추세를 보일 것이다.

내년도 국내 전자산업 생산은 올해의 11%(예상액)보다 0.3%포인트 낮아진 10.7%, 60조6천3백억원에 이르는 반면 수출은 올해보다 11.9%나 크게 늘어난 4백74억6천2백만달러에 달할 것이다.

또 시판은 경기회복 지연과 구조조정에 따른 투자 및 소비의 위축으로 올해보다 6.1% 증가에 그친 12조7천3백4억원, 수입은 소비재 수입감소에 따른 영향으로 6.9% 늘어난 3백19억3천1백만달러가 될 것이다.

부문별로는 가전제품의 경우 수출은 냉장고, 에어컨 등 수익성이 비교적 좋은 품목의 수출호조로 올해보다 4.5%의 증가가 예상되나 시판은 주요 제품의 보급포화로 4.7% 줄어들 전망이다.

전자업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는 윈도98과 메모리용량 확대 등의 호재에 힘입어 수출이 올해 0.6% 마이너스 성장에서 내년에 14.9% 늘어나며 생산은 14.1%나 늘어날 전망이다.

컴퓨터부문의 경우 수출은 올해 18.3%로 크게 늘어나지만 내년에는 모니터의 공급과잉 등으로 올해보다 둔화된 12.2%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통신기기부문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전자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신장세를 보여 수출의 경우 올해 성장폭이 20.1%로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내년에는 이보다 약간 낮은 18.4% 신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진흥회는 지난 10월1일부터 11월14일까지 45일간 관련업계 전문가 2백여명을 대상으로 AV기기, 가정용 전기제품, 컴퓨터, 통신기기, 전자 응용기기, 반도체, 일반 전자부품 등 7개 분야와 전체 전자산업을 대상으로 생산 및 수요(수출, 시판)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설문조사 결과 국내 전자분야 전문가들은 반도체, 통신, 컴퓨터 등 8대 분야 중 반도체분야가 가장 많이 호전될 것으로 보았다.

전문가들은 반도체분야의 경우 생산, 수출이 모두 올해보다 크게 나아질 것이나 시판은 올해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분야는 생산과 수출, 시판이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컴퓨터분야는 생산과 시판에 대한 전망이 어두운 반면 수출전망은 밝을 것이라고 보았다.

응답자들은 내년도 투자 및 채산성에 대해 R&D 투자의 경우 올해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으나 채산성은 전 분야가 지난해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보았다.

<컴퓨터 부문>-이윤식 삼보컴퓨터 이사

한국경제는 지난 96년 이후 계속되는 경기불황과 IMF 긴급자금 수혈, 감원 등 경제 불안국면 조성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 집권초기 경제 안정정책과 IMF 금융개혁안 등이 경제 구조조정과 내실성장을 가져오는 좋은 호재로 작용할 것이 예상된다.

따라서 오는 98년 PC시장은 경기 조정국면으로 플러스 파급효과를 제공할 것으로 보이는데, 소규모 컴퓨팅 환경인 「SOHO시장의 팽창」과 기업경쟁력 제고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기관 정보화 인프라 구축투자」 확대, 교육부문에서 「교육정보화」 추진계획이 잇따름에 따라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내구제 구매선호도 1위의 PC산업은 외산 업체들이 국내 유통망(후지쯔, T-ZONE)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고, 유통망이 정비되는 등 양판화에 힘입어 97년 대비 약 10% 성장한 2백30만대 정도가 판매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전망은 최근 삼보컴퓨터가 발표한 「98년 컴퓨터 산업전망」에서 드러난 것으로, 이 자료에서는 내년 PC시장이 △인터넷을 통한 비즈니스 확대 △하이엔드 멀티미디어 기능을 탑재한 1천달러대의 PC 등장 △펜티엄Ⅱ 프로세서, AGP, DVD롬, 윈도98 등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출하 등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먼저 올해 국내 PC시장 규모는 총수요가 2백10만대로 약 2조원 규모를 기록했으나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시장의 축소로 최초로 성장세가 내려앉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상반기 「행망컴퓨터의 저가낙찰」과 「CPU 가격하락」 「D램가격 마지노선 붕괴」로 PC제조사들이 채산성을 확보하지 못해 개인사용자와 기업시장 전 분야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내년도에는 경제 안정정책에 힘입어(98년 경제성장률, 삼성경제연구소 7.2%, KDI 6.0%) 올해보다 다소 나아진 성장을 거둘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불황한파로 인해 내년에는 기업의 PC 도입형태도 변화가 예상된다. 단순한 하드웨어 구입보다는 실제 구매 후에도 유지보수 비용이 적게 들고 실질적인 업무개선을 통한 기업경쟁력이 갖추어질 수 있도록 「TCO(Total Cost of Ownership)개념」이 가미된 형태로 진전될 것으로 ERP나 스프레드시트의 비중이 점점 커질 전망된다. 결국 기업시장은 무한 가격경쟁보다는 소비자 구매형태의 변화를 수용하는 형태로 제품이 출하될 것으로 예측된다.

CPU시장은 이미 인텔에 의해 이미 펜티엄(P54C)이 단종되고 저가형 PC에 펜티엄 MMX가, 중고가형에는 펜티엄Ⅱ가 포진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속도 면에서 98년 시장은 4백㎒와 4백50가 주류를 이룰 것이나 저가모델에서는 MMX 166과 MMX200이 지속적으로 보급될 전망이다.

노트북PC는 삼성전자, 대우통신, LG IBM, 삼보컴퓨터의 4강체제가 시장을 주도하고 시스템 사양과 가격대가 시장을 좌우하는 중요 변수로 등장, 보급형 저가모델이 시장수요를 창출하며 업체간 출혈경쟁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도 노트북시장은 올해(전망치 22만대)보다 27.2% 성장한 28만대며 모빌사용자의 급속한 증가로 전체 PC시장(2백만대)의 14%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2백33㎒/2백66㎒ 펜티엄Ⅱ 프로세서와 DVD롬을 탑재한 제품이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며 하반기부터는 3차원 그래픽성능의 AGP 그래픽카드와 윈도98을 기반으로 한 제품도 출시될 전망이다.

서버시장은 인텔의 윈도NT 시장석권과 MS의 윈도NT 4.0의 발표에 힘입어 삼보컴퓨터, 삼성전자, LG전자6현대전자 등 주요 시스템업체들의 전략적인 제휴가 급증하고 제품도 PC에서 PC서버로 흐름이 이동할 것이다.

98년 서버시장은 국내외 기업의 시장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전체 판매대수가 2만대를 상회할 전망이다. 특히 국내기업들의 서버제품 주력전략과 컴팩, HP 등 국내에서 확고한 위치를 고수한 외산업체와의 대접전이 예상되나 한국환경에서 출발한 국내업체들의 두드러진 성장이 예상된다.

<정보통신산업 부문>-대우통신 김수영 상무

내년도 세계 정보통신산업의 시장 규모는 올해 보다 10% 정도 상향된 약 2조2천5백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통신서비스가 1조8백억달러, 통신기기가 8천억달러, 소프트웨어가 3천5백억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각각 12%, 8%, 11%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정보통신시장은 앞으로 △개발 도상국의 통신망 현대화 △지능화한 통신서비스 제공 △이동통신과 인터넷 서비스 수요 급증에 힘입어 올해부터 2001년까지 연평균 10.7%의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정보통신산업은 신규 통신망 건설, 기존 시설 현대화 등 통신서비스 사업자의 치열한 경쟁과 이동통신 기기의 수요 급증으로 내년도 86조원에 이어 오는 2001년 1백46조원에 달해 연평균 20.2%의 고속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올해부터 2001년까지 각 분야별 시장 성장률이 정보통신서비스(19.7%), 정보통신기기(18.4%), 소프트웨어(40.4%) 등으로 나타나 국내 정보통신산업 가운데에서는 소프트웨어 분야가 초고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통신기기 분야는 교환, 전송, 선로, 무선가입자망(WLL)의 시장 규모가 내년도에 각각 6천8백억원, 9천7백억원, 1조2천8백억원, 2천억원에 이르는 등 오는 2001년까지 11.7%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이 가운데 교환 7.8%, 전송 15.3%, 선로 5.7%,W LL 45%의 성장률을 각각 보여 국내 정보통신장비 시장의 비중이 교환 및 선로 장비 중심에서 전송 및 WLL 장비로 점차 옮겨 갈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시장 변화 배경은 회선임대 사업자 등 신규 통신 사업자의 전송망 구축,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 등으로 전송 장비의 수요가 본격화되며 내년부터 WLL장비 상용화로 신규통신사업자를 중심으로 WLL 구축이 국내에서도 가시화되기 때문이다.

유선 단말기 분야는 내년 시장 규모가 전화기 3천4백억원, 팩시밀리 2천5백억원에서 2001년에는 4천2백억원, 3천4백원으로 각각 5.4%,9.1%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또한 기지국 등 무선통신 장비의 시장 규모는 이동전화와 무선호출 분야의 경우 내년도 1조4백억원, 2천억원에서 2001년에는 1천2백억원, 6백억원으로 줄어들어 각각 연평균 23.6%, 1.3%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개인휴대통신, 무선데이터, 주파수 공용통신은 내년 5천7백억원, 3백20억원, 9백30억원에서 오는 2001년 각각 1조1천억원, 4백억원, 1천2백억원 등 5~10%대의 지속적인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무선단말기 시장 규모는 내년도 이동전화 2조원(2001년까지 성장률 2.7%), PCS 3천7백억원(38.5%), 무선호출 3천7백억원(4.8%), 시티폰 1천4백억원(17.5%), 무선데이터 2백60억원(93.5%), TRS 1천20억원(77.5%) 등 연평균 18.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통신기기의 수출입은 생산면에서 내년 99억달러에서 2001년 1백25억 달러로 13.5%의 성장률을 보이며 이 가운데 수출이 내년 33억달러에서 2001년엔 62억달러로 21.1%의 수출성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특히 국내 국설 교환기의 수출 비중이 올해 4천4백만달러를 기록할 예정인 등 오는 2001년까지 23% 정도의 성장이 예상되며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 단말기가 42.1%의 수출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가전 부문>-주영섭 대우전자 이사

내년도 국내 가전시장은 국가경제가 올해 6.0%보다 약 1.4%포인트 낮은 4.6%의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산업의 전반적인 침체가 예상된다. 내수경기의 지속적인 악화와 환율인상에 따른 수출증가세 둔화는 가전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내년도 국내 가전산업을 둘러싼 주변환경은 각 기업의 글로벌전략으로 해외에서의 생산 및 판매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제품의 품질경쟁력과 가격경쟁력에서 각각 일본 및 중국산 제품에 뒤져 해외시장 개척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또 원화의 대미 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가중되는 통상압력으로 국산 가전제품의 수출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내수시장에서도 우선은 보급포화로 신규수요 창출이 거의 없는 데다 유통시장 개방으로 저가의 외산제품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보여 수출만큼 내수시장에서도 큰 어려움이 뒤따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가전업계에서는 글로벌 운영체제 및 능력개발에 주력하고 고부가가치 사업구조로의 전환이 시급하며 종합적으로 가격 및 비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 또 수출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현지 시장특성에 맞는 제품개발 및 고객만족을 극대화하고 결제통화 및 차입통화를 다양화함으로써 환율변동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와 기업간 공조체제 구축으로 국제 통상압력에 대응하고 침체된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인 원가절감 추진과 함께 신상품의 조기 출시로 새로운 수요창출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제품별로는 올해 전반적으로 침체를 면치 못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이같은 정체현상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존 가전제품의 수요가 정체되는 대신 내년 이후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수요는 폭증, 국내 가전산업의 숨통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요 제품별 내년도 수요전망을 살펴보면 올해 2백46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는 컬러TV의 경우 내년에는 이보다 1.2% 늘어난 2백49만대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오디오는 총 1백95만6천대에서 내년에는 이보다 5.5% 증가한 2백만6천3백대, 전자레인지는 올해 80만대에서 내년에는 90만대로 12.5%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무려 22.7%의 초고속 성장세를 나타냈던 에어컨은 내년에도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지만 그 성장세는 대폭 둔화돼 내년에는 올해에 비해 11.1% 증가한 1백50만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VCR는 올해 95만대에서 내년에는 97만대로, 냉장고는 1백70만대에서 1백73만대, 세탁기는 1백20만대에서 1백30만대로 올해에 비해 각각 2.1%, 1.8%, 8.3%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신장세가 올해에 비해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한 DVD플레이어(DVD롬 드라이브 포함)는 올해 1만8천대에서 내년에는 8만8천대로 4배 이상 판매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부품 부문>-삼성전기 조경수 이사

98년 전자부품시장은 국내외적인 환경변화에 따라 위협요인과 기회요인이 공존함으로써 제품별로 경기편차가 심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세계적인 전자부품환경은 △AV에서 C&C(컴퓨터와 통신)로 완전히 넘어가는 제품구조의 변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는 기술구조 변화 △국내외 구분이 없는 다극경쟁(Mega-Competition) 등 크게 세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환경은 이같은 커다른 흐름 속에서 크고 작은 위협요인이 발생,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심각한 위협요인은 부품공급가 하락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점. 세트의 공급과잉과 수요정체의 영향을 받을 AV부품을 비롯, 칩부품, 이동통신부품, 다층PCB(MLB) 등 유망 부품도 일본업체들의 견제와 경쟁적인 생산능력 확대가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환율인상 역시 수출증가에 따르는 득보다는 공급가 하락, 재료비 증가, 투자부담 증가로 인한 실이 크다. 특히 최대 경쟁국인 일본 엔화가치가 동반하락, 원저효과는 반감되고 있는 상황이다. 고비용, 저기술에 안주함으로써 성장시장 진입의 기회를 상실한 것도 위협요인이다.

그러나 기회요인도 없지는 않다. 무엇보다 C&C시장의 성장은 이동통신, 디지털 부품의 신 수요를 대거 창출함으로써 이 시장에만 조기에 진입한다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 또 다극경쟁의 본격화로 국내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의 여지는 상대적으로 넓어지는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지역별로 전자부품 시장동향을 보면 최대 시장인 미주지역은 컬러TV 생산이 크게 감소하고 PC부문은 저가PC의 출현으로 관련부품 수요확대가 예상된다. 유럽은 세트생산 기지의 동유럽 이전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일본은 DVD 시장형성이 예상보다 미약한 가운데 MD와 노트북PC가 부품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이밖에 동남아와 중국시장은 컬러TV의 대형화(25, 29인치)와 함께 VCR의 비디오CD화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PC부문은 동남아의 경우 세트업체들의 판매부진이 지속될 것이지만 중국, 대만 등 중화권은 데스크톱PC, 노트북PC, 모니터 등 컴퓨터 관련제품의 세계적인 공급기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내년도 세계 전자부품 경기는 뚜렷한 호재가 없어 대체로 성장률이 낮아질 전망인 가운데 수동부품, 디스플레이부품은 9∼12%의 성장률을 나타낼 전망인 반면 기구부품은 MLB와 정밀모터를 제외하곤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품목별로는 스피커, 데크, 튜너, 헤드 등 AV부품이 수요 부진과 세트업체들의 생산위축으로 4% 안팎의 저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콘덴서, 저항 등 회로부품은 칩타입이 두자릿수 성장률로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PCB는 단면, 양면의 고전 속에 5∼22층대의 다층기판은 평균 22%의 고성장이 기대된다. 이동통신부품은 지난해의 성장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온도보상형수정발진기(TCXO)가 22.6%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이밖에 SMPS, 소형모터, 커넥터는 수요가 산업용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며 4∼5%의 저성장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부문>-LG반도체 김양규 이사

내년 세계경제는 선진국의 경기회복, 투자증대 등의 요인과 동구 및 러시아의 꾸준한 시장호조 및 중국, 중남미, 인도 등 개도국의 높은 경제성장률에 힘입어 3.6%의 견실한 성장이 예상된다.

세계 전자기기시장은 올해 9천3백억달러에서 2000년에는 1조1천6백억달러 규모로 꾸준히 성장될 것으로 보이며 이 중 PC가 포함된 데이터 프로세싱기기가 연평균 11.1%, 통신기기가 8.1%로 전체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전문조사기관인 WSTS의 최근 자료에 의하면 세계 반도체시장은 이같은 전자기기시장 성장에 따라 올해 1천3백90억달러에서 2000년에는 2천3백20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인텔이 주도하고 있는 MOS 마이크로 제품의 경우 연평균 20%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메모리 제품의 경우 전체 반도체 성장률을 밑도는 연평균 11.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올해 3백4억달러에서 2000년 5백49억달러에 머무를 전망이다.

지역별 반도체시장은 아시아, 태평양시장이 전자산업의 발전과 선진국의 생산기지화에 따라 지난해 유럽을 따라잡은데 이어 오는 99년에는 일본도 추월, 세계 2위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반도체업체들의 주 수입원인 D램시장의 경우 지난 2년 극심한 침체국면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조정이 약해 내년에도 공급과잉이 우려된다. 내년 D램시장 성장률과 관련, 반도체 전문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나 IN-STAT, WSTS 등은 7∼27%까지 낙관적인 예측을 하고 있으나 국내 업체가 4.4달러로 산정한 내년 16M D램가격을 5.4∼6.9달러로 추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성장률은 5% 이하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내년 반도체 예상성장률도 이들이 예측하고 있는 15.7%선과는 달리 13%로 안팎으로 추정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한국 반도체 일관생산 총매출액은 생산량이 확대됐는데도 메모리 제품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지난해와 같은 1백19억달러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내년 한국 반도체 총매출액은 세계 D램시장 성장률이 5% 이하로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1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통상문제의 해결과 해외 현지생산을 통한 블록경제 돌파구 마련 등 지난 2년간의 노력결과가 내년부터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내년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만업체들의 D램 생산량의 급격한 증가로 올해와 같은 8.5%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 국내업체들의 비메모리 매출증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년 비메모리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8.8%로 올해에 비해 2.2%의 소폭으로 증가, 전체적인 매출구조는 계속 메모리 제품 위주로 흘러갈 예정이다. 이는 비메모리 제품이 설계기술 및 인력양성이 요구되는 장기적인 투자가 요구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