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LG전자가 네트워크컴퓨터(NC)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 삼성전자도 「넷PC」를 내놓고 NC시장 창출에 나섬으로써 마침내 두 회사는 이 시장에서 승부를 가려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아직은 NC시장이 완전히 수면위로 부상한 것은 아니지만 기업의 컴퓨터 사용환경이 각각의 단말기(컴퓨터)를 네트워크로 연결시켜 「필요한 업무만을 수행」하는 형태로 급속히 변화됨에 따라 내년중 이들 NC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NC는 세계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 「윈텔」이라는 공동진영을 형성해 업계표준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넷PC」와 이에 맞서 선마이크로시스템스, IBM, 오라클 등이 연합해 내놓은 「NC」가 시장선점을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넷PC인 「매직스테이션 넷」과 LG전자의 NC인 「넷 챔프」도 이렇게 서로 다른 맥락에서 등장한 것이다. 따라서 삼성의 「매직스테이션 넷」과 LG의 「넷 챔프」간 경쟁은 거시적인 측면에서 볼 때 내년에 가시화할 윈텔진영과 선연합군의 승부에 따라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그러나 삼성 「매직스테이션 넷」과 LG 「넷 챔프」간의 승부는 기능, 가격면에서의여러 차이점들로 인해 섣불리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특히 우리나라의 컴퓨터환경이 미국 등과 똑같지 않아 윈텔과 선 연합군간 경쟁에서 승세를 잡는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도 힘들다.
다만 일반 가정으로 확산시키는 데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가 내장되고 기존 PC와 호환성을 갖고 있는 넷PC가 더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조심스런 예측이다. 아울러 그동안 정보통신분야에 관한 한 삼성전자의 마케팅력이 LG전자를 앞서고 있어 넷PC의 수요확대가 더 빨라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대두되고 있다.
그동안 PC분야에서 두 회사의 경쟁은 일단 삼성전자가 LG전자를 누르고 완승을 거둔 상태. 앞으로 기업 컴퓨터환경이 NC로 옮겨가면서 두 회사는 또 한차례의 자존심을 내건 싸움을 벌여야 할 입장에 처해 있다.
그러나 두 회사의 치열한 한판승부에도 불구하고 NC가 일반 가정으로까지 확산될 경우 가장 많은 이익을 챙기는 곳은 이를 운영하는 외국의 거대기업들이며 이러한 컴퓨터 환경으로 인해 실생활 자체가 외국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