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성남방송에 대한 한전의 프로그램 분배망 공급문제가 최근 한전이 분배망을 공급함으로써 완전타결됐다. 이에 따라 케이블TV 성남방송(대표 박조신)은 한전의 프로그램 분배망을 활용하는 11개 프로그램 공급업체(PP) 프로그램을 4일부터 성남과 분당지역 케이블TV 가입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송출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4일 개국한 성남방송은 그동안 한전으로부터 프로그램 분배망을 공급받지 못해 한국통신의 위성 분배망을 사용하는 18개 PP 프로그램만을 송출하는 파행방송을 해왔다.
상당기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됐던 한전의 프로그램 분배망 공급문제가 이처럼 예상보다 빠르게 타결된 것은 그간 중계유선망의 한전주 사용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한전과 성남방송측이 한발씩 양보함에 따라 전격적으로 이뤄지게 됐다.
그동안 한전측은 성남방송에서 이용하고 있는 성남네트워크의 중계유선망이 배전선로의 유지보수에 방해가 되고 고압전류가 흐르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한전주를 사용하고 있는 중계유선망의 철거를 주장해왔고 이와 연계해 분배망의 조기공급을 거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케이블TV방송국협의회(회장 황영선)는 한전측에 케이블TV 분배망을 성남방송에 공급하지 말 것을 공식 요구해 SO간에 갈등을 빚기도 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국협의회(이하 SO협의회)측은 지난달 26일 한전측에 공문을 보내 『2차 SO인 성남방송이 중계유선망을 활용해 케이블TV방송을 송출하고 있다』며 『중계유선망에 케이블TV 프로그램이 연결돼 PP채널이 송출되는 일이 없도록 조치해줄 것』을 공식 요구했었다. 아울러 『중계유선망을 통해 케이블TV PP의 프로그램을 송출할 수 없도록 조치한 후 성남방송측에 분배망을 공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한전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성남방송측은 『성남지역 종합유선방송 전송망 사업자로 정보통신부에 의해 지정된 성남네트워크와 전송망이용 계약을 체결해 프로그램을 송출하고 있기 때문에 성남방송이 이용하는 전송망은 케이블TV 프로그램을 전송할 수 있는 합법적인 전송망』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해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전과 성남방송의 분배망 공급문제가 예상외로 조기타결된 것은 『프로그램 분배망 공급의 전제조건으로 기존의 중계유선 가입자들이 PP프로그램을 수신할 수 없도록 조치해 달라』는 한전측의 강력한 요구를 성남방송측이 「프로그램에 스크램블을 거는」 형태로 받아들이기로 한데다 공보처의 명확한 입장정리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공보처는 최근 한전측에 공문을 보내 『성남SO가 성남지역의 전송망 사업자로 지정된 성남네트워크와 전송망 계약을 체결해 케이블TV를 전송하는 것은 법률적, 정책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한전은 SO에 케이블TV 프로그램을 분배해줘야 할 법적, 현실적 의무를 지고 있다』고 지적했었다.
또한 프로그램을 송출하지 못하고 있는 11개 PP들도 PP협의회를 통해 공보처 및 한전측에 성남방송의 분배망 문제를 조기에 해결해줄 것을 직, 간접적으로 요구했었다.
이처럼 공보처, PP협의회 등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한전측도 『중계유선 가입자들이 PP프로그램을 볼 수 없도록 성남방송측이 조치하면 분배망을 공급하겠다』는 입장으로 한발 양보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이번 한전과 성남방송간의 분배망 공급 분쟁타결이 앞으로 중계유선망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는 일부 2차 SO사업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길수·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