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광고에 이색기법 경쟁이 일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첨단영상이 동원되는가 하면 고도의 컴퓨터 작업을 수반하는 화면처리기법이 TV CF에 적용되고 있다.
이색기법으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CF는 대홍기획이 제작한 후지필름광고와 한인기획이 제작한 신세기통신 017이동전화.
이중 대홍기획의 후지필름 광고는 헐리우드영화 「멀티플리시티」를 응용한 특수촬영기술과 컴퓨터그래픽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세트로 만들어진 거리에 여러 명의 모델이 함께 서있는 듯 보이는 화면으로 시작하는 이 광고는 컴퓨터그래픽과 특수촬영기법으로 모델로 나오는 이 홍렬을 1인 6역의 카멜레온으로 만들었다.
옥외광고의 모델, 산책하는 사람, 관광객, 사진사, 기다리는 사람 등 한 화면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이홍렬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광고에서 후지맨인 이홍렬이 자동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제2, 제3의 복사된 이홍렬의 분신들로 표현한 이 광고의 화면은 모션컨트롤 카메라를 이용한 특수촬영기법의 산물이다.
컴퓨터 조정이 수반되는 모션컨트롤 카메라는 앞서 촬영한 인물장면을 카메라와 연결된 전자모니터에 나란히 띄운 채 실제인물 장면을 촬영하고 합성, 보다 자연스럽고 생생한 화면처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인기획의 017이동전화광고는 옷 등의 패션광고에서 주로 보여지던 색채변화기법을 이동전화 CF에 적용해 주목받고 있다.
무대 위에 선 여러 모델들이 잇따라 독백을 하는 내용인 이 광고는 카메라가 각각의 모델들을 비출 때마다 화면색채가 각기 다른 색으로 변한다. 흑백화면을 배경으로 각각 다른 색의 모델들이 소비자의 불만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 광고에 적용된 색채변화기법의 비결은 컴퓨터를 통해 화면 하나하나의 색을 입히거나 지우도록 하는 헨리작업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총 15초가 방영되는 동안 4백50화면이 돌아가는 이 광고 제작과정에는 헨리작업에만도 꼬박 사흘이 투자됐다.
017이동전화의 광고제작에 참여한 한인기획의 염철씨는 광고기획 동기와 관련해 『모델 차별화에 주력하는 PCS업체들에 대항해 기법차별화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과거 억대의 모델들을 앞세워 치열한 이미지 다툼을 벌였던 TV광고가 이제 다양한 기법으로 또다른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김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