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이 외산 기자재를 사용, 에너지 절약사업의 본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ESCO인 S사, L사 등은 에너지 기자재 교체사업을 벌이면서 주요 기자재인 관경 26㎜ 형광등에 대해 국산 대신 실바니아와 오스람 등 외산을 사용, 기존 기자재를 고효율 기자재로 교체해 에너지 수입에 투자되는 외화를 절약한다는 ESCO제도의 당초 의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이같은 외산 사용으로 에너지 절약에서 비롯된 외화 절감액보다 형광등 수입으로 해외에 유출되는 외화가 더 많아 에너지 절약사업이 오히려 무역역조를 심화시키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26㎜ 형광등은 금호전기, 신광기업 등 국내 조명업체들이 국산화, 지난해부터 제품을 양산하고 있는데도 ESCO들이 가격이 싸다는 점 때문에 외산을 사용하는 것은 최근 외환위기와 맞물려 국민정서에 위배된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의견이다.
또 내년부터 조명기기에 대한 수입선 다변화가 해제될 경우 도시바를 비롯한 일산 형광등이 본격적으로 유입될 경우 국산이 더욱 설자리를 잃을 것으로 우려돼 ESCO들이 앞장서 국산을 채용해야 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 ESCO의 인식전환이 필요한 때』라며 『이 제도를 주관하고 있는 에너지관리공단도 전문기업이 외산 기자재를 사용할 경우 자금지원을 보류하는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국산 사용을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