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정보통신 서평원 사장
기업연구소의 과제는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따라 다양한 의견들이 나올 수 있다. 산업기술진흥협회 주관으로 논의된 사례들을 보면, 우리나라 연구소의 과제는 연구의 생산성과 효율성 확보, 산, 학, 연 합동연구 강화, 글로벌 R&D 체계 구축 등이다. 이 중 연구의 생산성과 효율성 확보는 가장 기본이 되면서 우선 해결돼야 할 과제다.또 지난 4월 개최된 연구소장협의회에서도 기술개발의 효율성에 관련한 과제가 제시된 바도 있다.
과제의 성공적인 달성을 위해서는 현실의 여건을 감안한, 실행력 있는 과제를 선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를 위한 프로세스로는 우선 사업과 기술의 벽을 허무는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 기술회의에 관련 사업 부문이 모두 참여해서 애로사항과 경쟁상황 등을 이해한 후 사업과 기술이 동질화한 상태에서 진행해야 한다. 둘째 최고경영층부터 관심을 갖고 과제를 실행할 당사자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과제를 선정해야 한다. 이 경우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고 장기적 추진이 필요한 과제에 대해서는 같이 고민해 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경영환경의 변화나 사례연구 등을 통해 현재 처해 있는 우리나라 기업연구소의 단기 해결과제들을 정리해 보면 △사업, 제품, 기술전략이 일관성을 갖는 핵심역량의 확보△미래 선두주자 확보를 위한 선행R&D의 강화△R&D관련 부서의 시너지 향상을 통한 R&D 생산성 향상△우수 R&D인력의 확보 및 육성△창의적이고 자발적인 연구분위기 풍토조성 등이다.
기업연구소의 당면 문제 해결은 각 과제별 단편적인 접근보다 패러다임을 전환해 전체적인 방향에서 근본부터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LG경제연구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신제품 개발시 문제가 되는 요소가 R&D만이 아닌 기업경영 전기능에서 고려돼야 한다는 점을 나타내고 있다. 즉, △경영을 고려한 자원의 투입△마케팅 연구에 의한 니즈(Needs)의 반영△경영층의 신속한 의사결정△기술인력의 확보△적절한 개발과정△생산공정의 지원 등이 같이 고려돼야 제대로 된 연구개발 성과가 나오고 사업화로도 연계될 수 있다. 개발과정의 효율화나 개발 성과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R&D만이 책임지고 추진하는 과제가 아닌, 전사차원에서 같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지원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R&D를 전사적 경영활동의 축으로 전개해 나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여러 연구소의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책임자로서 느끼고 있는 연구소장이나 연구조직의 운영자들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 몇가지 제언을 드리고자 한다. R&D의 특성상, 성과가 금방 나오는 것은 아닌 만큼 분명히 될 수 있다는 사례들을 중간 중간에 발굴해서 제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중요한 것이 매니지먼트의 역할이다. 또 연구원들이 충분히 자기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창조적인 활동을 위해서는 유연성도 있어야 한다. 가능한 한 형식 주의를 배제하고 일관성있는 지원체제를 유지해야 한다. 기업연구소는 사업의 성과가 가시화되어야 R&D의 가치가 살아나는 만큼 최대한 사업지향의 R&D를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