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네트워크산업, 국산 중심으로 체질 개선

외산제품 일색이었던 국내 네트워크장비시장에서 국산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 인상과 국제통화기금(IMF)체제로 인해 수요자들인 기업과 공공기관은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올리기 위해 기능은 외산제품과 비슷하면서 가격은 훨씬 저렴한 국산 네트워크장비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 공공기관들이 외산장비를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할 경우 급격한 환율인상으로 30∼50%의 환차손을 떠안아야 함은 물론 IMF의 감량경영 요구로 기업, 공공기관의 전산투자액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국산 네트워크장비의 가격경쟁력이 급속히 제고돼 네트워크 국산장비 채용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콤텍시스템, 한아시스템, 삼성전자 등 네트워크장비 개발 주요 3사는 올 상반기에 매출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으나 하반기 들어 축협, 상무대, 국민은행, (주)대우, LG기공, 삼성화재, 삼성SDS 등에 총 2백억원 이상의 허브, 라우터, 스위치, 랜카드 등 국산장비를 납품한 것으로 집계됐다.

네트워크 3사는 내년에도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해 이번 경제위기를 국산제품 도약의 기회로 활용한다는 전략 아래 장비가격 인하, 유통업체 확충 및 서비스 강화 등 국산 제품 경쟁력 제고 방안을 마련, 추진키로 했다.

LAN카드, 허브 등 네트워크장비를 개발, 공급중인 콤텍시스템은 최근 2∼3개월 동안 상무대, 3사관학교, 축협, 국민은행, 대우증권 등에 장비를 납품, 6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또 전국 대리점을 32개로 확대한 콤텍시스템은 최근 외산제품의 80% 수준이었던 장비가격을 30% 선까지 인하했으며 이달 안으로 라우터, 비동기전송방식(ATM)백본스위치 등을 개발, 제품의 다양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아시스템은 상반기 5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데 그쳤으나 하반기 들어 LG기공, (주)대우, LG전자 등에 장비를 공급, 45억원의 매출을 연말까지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한아시스템은 내년에 1백억원의 매출달성을 위해 이더넷카드를 대기업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제공할 계획이며 내년 초에 ATM카드, 저가형 리모트액세스라우터, 커뮤니케이션서버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장비의 가격도 외산제품의 30%선에 맞출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최근 자사 장비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외산제품과의 경쟁력을 더욱 제고하기 위해 동일한 사양, 성능의 자사 장비 가격을 최대 70%까지 인하해 판매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현재 60여개의 리셀러를 내년에 1백여개로 확대하고 이들에 대해 교육제공, 복리후생제도 마련, 매장인테리어 지원 등 각종 지원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네트워크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산 네트워크장비의 가격경쟁력이 계속 강화되면서 성능 또한 개선된다면 경제 한파가 거세져도 국산제품의 시장지배력은 내년에도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