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행, 한일은행 등 일부은행은 한국IBM이 2000년 문제에 대응한 새 금융업무 개발툴인 「CAP-A」의 공급가격을 예상보다 비싸게 제시함에 따라 기존 버전인 「CAP-I」를 그대로 사용, 2000년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는 IBM의 고객서비스에 대한 은행권의 반발이 구체화된 사례로, 특히 은행들이 그동안 IBM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종한 데서 탈피해 독자적으로 해결방안을 찾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은행은 IBM 메인프레임을 운영하는 운용체계(OS)을 기존 「MVS」에서 2000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OS-390」으로 바꿨으나 개발툴에 대해서는 기존 CAP-I를 그대로 적용, 채권관리업무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해왔다. 서울은행은 그동안 시험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온라인 계정계 부문에 대한 시험이 성공할 경우 CAP-I를 그대로 실제업무에 적용,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상업은행은 CAP-A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추가비용이 불가피한데다 많은 업무프로그램을 변경해야 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CAP-A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나, 최소 3년 정도는 CAP-I를 그대로 적용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현재 테스트중이다. 다만 상업은행은 방대한 은행업무에 CAP-I 적용여부를 시험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돼 앞으로 6개월 이후에나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일은행은 CAP-I를 그대로 적용한다는 기본방침에 따라 기존 시스템을 「OS-390」 기반의 새 시스템으로 교체하는 내년 1월경부터 CAP-I 적용 테스트에 들어갈 방침이며, 외환은행도 일단 CAP-I를 우선적으로 사용한다는 방침을 굳히고 있다.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