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축소」 「LG전자=현상유지」 「대우전자=확대」
가전부문에서 한계사업으로 불리는 소형가전사업에 대한 가전3사의 해법이다. 가전3사가 수익성 제고 차원에서 소형가전사업의 구조조정에 본격 나서고 있지만 그 처리방법에 대한 각사의 입장은 이처럼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가전3사는 「구색을 갖춰 소비자들의 대리점 방문율을 높이고 이로써 대형제품까지 판매를 꾀한다」는 전략 아래 소형가전사업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유지해왔다. 그러나 밀려드는 외산에 비해 디자인이 취약하고 가격도 높아 갈수록 판매가 되지 않자 이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공통적으로 고민하고 있지만 복잡한 내부상황이 작용하면서 실제 시행과정에서 이처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소형가전사업을 대폭 축소, 극소수 품목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 철수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관계사 및 협력업체로의 이관을 과감히 추진하고 있다.
또한 LG전자는 현상유지를 하면서 식기세척기 등 특정품목에 대해서는 오히려 투자를 강화하되 채산성이 떨어지는 품목에 대해서는 신규개발을 억제하고 재고물량이 소진되더라도 추가생산을 하지 않는 형식으로 품목과 수량을 점차 줄여가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대우전자는 물량이 적고 판매가 저조해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내수시장의 상황을 그동안 등한시해왔던 수출시장을 새롭게 개척함으로써 보완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수출을 병행하면 품목마다 단위생산량을 보장해 단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소형가전사업에 대한 가전3사의 입장이 이처럼 확연히 구분되고 있는 것은 회사별로 서로 다른 내부상황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그동안 해외 디자인 인력을 도입하고 자체 기술진을 두면서 소형가전의 제품력 높이기에 주력해왔으나 최근 진행해온 심플, 스피디, 슬림화 등 회사 경영방침에 밀려 수익성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채산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소형가전사업에 미련을 둘 입장이 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정보통신 및 반도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가전사업이 주력인 LG전자의 입장에서는 소형가전사업을 대대적으로 축소할 경우 회사전체의 매출축소는 물론 가전부분 선두업체로서의 이미지 추락 등 부작용이 결코 만만치 않다.
대우전자 역시 LG전자와 같은 입장이지만 상대적으로 LG에 비해 가전부문의 매출구조가 높다는 점에서 오히려 소형가전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가전3사가 소형가전사업에 대한 현재의 입장을 계속 고수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고 있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내려질 경우 어느 품목도 어느 사업도 보장하기 힘든 게 요즘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전3사의 이같은 입장 변화는 제품을 생산, 가전3사에 납품하는 소형가전업체 및 이를 판매하는 대리점들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칠 수밖에 없어 가전3사의 입장 변화는 중소가전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정지연 기자>